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28일 인사청문회를 거친 7명의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장관 후보자 전원을 ‘부적격’으로 판정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두 야당은 이 중 김연철 통일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절대 임명 불가’ 방침을 밝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내 인사청문회 평가회의가 끝난 뒤 “7명의 장관 후보자 모두 부적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특히 김연철·박영선 후보자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나머지 5명의 후보자에 대해서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앞서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완벽한 무자격자를 장관 후보자라고 내놓는 것 자체가 국민의 비판 따위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이 정권의 오만한 자세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 대통령에게 후보자 전원의 지명 철회와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 교체를 요구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당 의원총회가 끝난 뒤 “7명의 후보자 모두 부적격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김 후보자는 청문보고서 채택이 아예 불가능하고, 박 후보자는 어제 인사청문회 도중 야당의 보이콧(거부)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채택 여부를 논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서가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절차를 마쳐야 한다. 이 기간에 국회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10일 이내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할 수 있고, 이때까지도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장관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국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인사청문 절차가 끝나는 다음달 1일까지 기다린 뒤 10~11일을 청문보고서 송부 시한으로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 정부 들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사례는 여덟 건이다.

다만 인사청문회를 거친 장관 후보자 전원을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어서 문 대통령이 ‘전원 임명’을 강행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7명의 후보자 가운데 부적격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2~3명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달아 보고서 채택에 응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