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 상가매입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투기 아냐"
김의겸 "30년 가까이 전세 살아…흑석동 건물, 투기 아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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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25억원에 해당하는 흑석동 건물을 매입한 것에 대해 "투기나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투기와 시세차익을 위해서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면서 "제 생각에는 시세차익은 이미 집이 있는데 또 사거나, 아니면 차익을 노리고 되파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19년도 정기 재산 변동 사항(2018년 12월 기준)’에 따르면, 김 대변인은 2층짜리 건물을 구입하기 위해 KB국민은행에서 배우자 명의로 10억 2080만원을 대출받았다. 사인 간 채무도 3억 6000만원 발생했다. 흑석동 건물 세입자에게 받은 보증금(2억 6500만원)까지 포함하면 총 16억4580만원의 빚을 지고 건물을 산 셈이다. 청와대로 거처를 옮기면서 전세계약(4억 8000만원)도 해지했다.

김 대변인은 은행 대출 등 약 16억 원의 빚을 지고 건물을 산 이유에 대해 "노후 대책이었다. 30년 간 무주택자로 살았다"라고 해명하는 상황이다.

그는 "결혼 이후 30년 가까이 집 없이 전세를 살았다. 그러다 지난해 2월부터 현재까지 청와대 관사에서 살고 있다"며 "청와대는 언제 나갈지 알 수 없는 자리다. 청와대 자리에서 물러나면 관사도 비워줘야 하고, 제가 나가면 집도 절도 없는 상태다. 그래서 집을 사자고 계획을 세웠다"고 건물 매입 사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2월 임명된 김 대변인은 사실상 무료인 청와대 인근 관사에 입주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김 대변인에게 "대변인이 모든 회의에 참석해야 국정을 제대로 알릴 수 있다"면서 회의 참석을 당부했고 근무 편의를 위해 관사를 제공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흑석동은 아주 가까운 친척이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데 그 분이 이번에 제가 산 매물을 살 것을 제안했다"며 "제가 장남이고 팔순 노모가 혼자 생활하고 있는 상황이라 모실 수 있는 넓은 아파트가 필요했다. 상가는 제가 청와대를 나가면 별다른 수익이 없기 때문에 아파트 외 상가 임대료를 받아서 도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자신의 빚이 16억원에 달한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제 순재산은 14억원이고, 집이 25억원이다. 제 전 재산 14억원이 모두 들어가 있다"며 "25억원에서 14억원을 뺀 11억원이 제 빚이다. 은행에서 10억원을 대출받았고, 사인간 채무가 1억원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이 구입한 건물은 지난해 5월 롯데건설이 재개발 사업을 수주한 ‘흑석뉴타운 9구역’이다.

2017년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당시 국민에게 “사는 집이 아닌 집들은 좀 파셨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거액을 빌려 재개발 구역 상가 건물을 매입한 김 대변인을 성토하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이날 게시판에는 "남들이 감히 하지 못할 김의겸 대변인 과감한 용기(?)에 놀랄 뿐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 게시글 보러 가기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576082

게시자는 "부동산 관련 국가정책이 어떻든 부동산 투기를 걱정하는 대통령 말씀이 어떻든 공직자 신분이든 관계없이 돈 벌려면 힘 닿는데까지 은행 빚내서 부동산에 몰빵하는 듯한 김의겸씨의 대담성과 과감한 용기가 놀랍다"면서 "다른 사람도 아니고 현직 청와대 대변인도 은행 빚까지 내서 부동산에 몰빵인데 부동산 관련 투자.투기 욕하지 마라"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모든 공직자들도 국민과 대통령의 눈치 보지말고 부동산에 몰빵하자. 기업들도 제조산업에 투자하지말고 돈벌기 쉬운 부동산에 몰빵해도 누가 탓할 수 있나"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대변인조차도 은행 빚 내서 부동산에 몰빵하는 나라. 잘 되겠다"라면서 "어째 문 대통령 주변에는 이런 사람들 밖에 없나? 아니면 문 대통령이 이런 사람들만 좋아하는가? 국토부장관 후보자도 그렇고...부동산 투자 잘하는게 능력이라고 하면 차라리 부동산업자를 장관이나 대변인시켜라"라고 비난했다.

게시자는 "내게는 한없이 너그럽고 남에게는 가혹한 내로남불. 다시는 입에 발린 촛불 정신 언급도 하지 마라. 이게 문대통령이 말하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냐? 왜 이리 초심에서 벗어나냐? 실망스럽다"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의 해명에는 "대출을 10억 넘게 지고 부동산을 산 거랑 자기가 30년 동안 전세 산거랑 무슨 관계가 있다고 논점을 흐리나",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투기지만, 자신의 투기는 노후대책?", "대변인이 청와대 관사 산다는건 첨 듣는다. 말하자면 국민세금 이용해 투기한 것", "14억 재산을 가진 자가, 마치 집 살 여력이 없어서, 전세살이 할 수 밖에 없는, 진짜 서민들처럼, 변명하시지 마라", "세금으로 관사에 살면서 25억짜리 재개발에 투자하는 당신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투기꾼인가? 무주택자인가?" 등의 비판적인 네티즌 여론이 대다수를 이뤘다.

한 은행 대출 관계자는 "10억 2080만 원을 대출 받고 이자가 3%라고 가정했을 때 (1,020,800,000*3%=30,624,000) 1년 간 이자만 3천만 원이 넘고 월 이자는 2백55만원 가량이다"라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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