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건군절을 맞아 인민무력성을 방문해 군을 사열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건군절을 맞아 인민무력성을 방문해 군을 사열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지가 베트남 수도 하노이로 결정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국빈 방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지 외교가에서도 베트남 정부가 이달 말 김정은을 초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실제 성사될 경우 김정은은 지난해 6월 1차 미·북 정상회담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데 이어 자신의 두 번째 국제 서방 외교무대로 베트남이라는 상징적인 장소를 활용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외교소식통은 “김정은이 (미·북 정상회담 이전인) 24일 들어와 25일부터 베트남과 양자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하노이는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과거 두 차례 방문했던 도시라는 점에서 김정은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김정은은 집권 초부터 김일성의 외모 등을 따라하며 지도자 이미지를 굳히는 데 주력했다. 김일성은 1958년 11월, 1964년 10월 하노이를 찾아 당시 호찌민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김정은이 이번에 초청을 받으면 54년 만에 북한 지도자가 베트남을 국빈 방문하게 되는 셈이다. 북한도 지난해 11월 이용호 외무상이 김일성의 베트남 첫 방문 60주년을 기념해 베트남을 방문하는 등 공을 들여왔다.

김정은은 경제적으로도 ‘베트남 성장 모델’을 눈여겨보면서 베트남과 관계개선을 해왔다. 베트남은 정치적으로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1986년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머이(쇄신)’를 채택해 경제 발전을 꾀한 나라다. 김정은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베트남과 본격적으로 관계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전문가는 “미·북 정상회담에 이어 베트남 국빈 방문까지 성사된다면 김정은은 내부 결속을 강화하면서 정상국가 지도자의 이미지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