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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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해 실형을 선고했다며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과 함께 과거 보직을 지적한 성창호 부장판사의 이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부장판사(46·사법연수원 25기)는 30일 포털사이트 댓글을 조작한 혐의가 있는 '드루킹' 김동원씨(50)에게 징역형의 실형을, 이를 지시한 김경수 경남도지사(52)에게도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성 부장판사는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법시험(35회)에 합격했다. 1998년 서울대 법대 대학원을 수료하고 2005년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로스쿨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공군 법무관과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 서울지법 판사, 창원지법 판사, 창원지법 통영지원 판사, 수원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 등을 거쳐 형사합의부 재판장을 맡고 있다.

성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인사관리심의관과 인사심의관, 대법원장 비서실 판사 등으로 세 차례 핵심보직을 거치는 등 법원 내 엘리트로 꼽힌다. 이때 양승태 대법원장 비서실에 파견되기도 했다.
굳은 표정의 김경수 지사 (사진=연합뉴스)
굳은 표정의 김경수 지사 (사진=연합뉴스)
앞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이기도 하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이 당시에는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며 두 손 들고 환영했다가 돌변했음을 지적했다.

김정재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국민 앞에 사죄와 반성을 해도 모자랄 판에 담당 판사의 이력을 탓하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공정성이 의심된다’며 과거 보직을 지적한 성창호 부장판사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다. 당시 민주당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며 두 손 들고 환영했다"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그랬던 민주당이 이제 와서 같은 판사의 보직을 두고 ‘재판장의 공정성’ 운운한다는 것은 치졸하기 짝이 없는 물타기에 불과하다"라면서 "김 지사는 여론을 조작함으로써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유린한 죗값을 치르고 있는 사람이다. 이런 범죄자를 두둔하겠다고 사법부를 향해 공정성 운운하며 마녀사냥에 나선 민주당에게 과연 법치의식이란 것이 있는지 묻고 싶다"라고 지적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정해놓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증거 부족한 억지 논리를 스스로 사법신뢰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인정해 최악의 판결을 내렸다"며 "향후 재판과정에서 충분한 소명을 통해 김 지사의 결백이 밝혀지고 무죄를 인정 받을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특검의 짜맞추기 기소에 이은 법원의 짜맞추기 판결에 강한 유감을 느낀다"며 "양승태 사법부의 비서실 판사이던 그 재판장의 공정성을 의심하던 시선이 마침내에는 거둬질 수 있기를 지금도 바란다"고 말했다.

성창호 부장판사는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순위 조작에 가담한 사실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그에게 댓글조작 혐의에 대해선 징역 2년의 실형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같은 실형 선고를 예상치 못한 김지사는 1심 선고 후 법정 구속에 앞서 입장문을 자필로 작성했다. 변호인이 대독한 입장문에는 "진실을 외면한 재판부 결정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다시금 진실을 향한 긴 싸움을 시작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김 지사는 입장문에서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진실을 외면한 채 특검의 일방적 주장만 받아들였다"며 "특검의 물증 없는 주장과 드루킹 일당의 거짓 자백에 의존한 유죄 판결은 이해도, 납득도 하기 어렵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지사는 "재판장이 양승태 대법원장과 특수관계인 것이 이번 재판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주변에서 우려했다"며 "그럼에도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진실이 있는데 설마 그럴까 했는데 우려가 재판 결과 현실로 드러났다"고 적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