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내년 1월 주 52시간 근로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제도 정착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기업은행은 현재 주 52시간 근로제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PC오프제(지정된 시간이 되면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시스템)와 유연근무제를 통해 근로 환경 개선을 추진 중이다, 신한은행은 근무시간 관리를 위해 다음달부터 PC 사용시간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연장 근로를 1주에 최대 12시간까지 제한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아침 화상교육과 회의, 주간회의는 마감시간인 월요일 오후 4시 이후로 변경했다.KEB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본점에 ‘업무집중층’을 만들었다. 오후 7시를 넘겨서까지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한다면 부서장 승인을 받아 업무집중층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7월부터 주 52시간 근로를 부분 도입(주말근무 제외)하며 탄력근로제도를 확대했다. 기업은행 직원들은 자신의 총 근무시간을 따져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선택적으로 출근하면 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주초에 근무를 많이 한 직원들은 금요일에 오후반으로 출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우리은행은 지난 10월 주 52시간 근로를 전면 도입했다. 연장근무가 많은 영업점과 정보기술(IT) 부서에 필요한 인력을 배치하기 위해 올해 채용 인원을 지난해보다 26% 늘렸다. 지점 개점 전에 열어 온 ‘아침 회의’는 오후 4~6시에 하는 쪽으로 회의 시간도 바꾸고 있다. 아침 회의 때문에 1시간가량 일찍 출근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논란을 빚던 임원 운전기사 근무 방식도 조금씩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운전기사들을 주 52시간 근로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는 ‘감시·단속적 근로자’로 분류받았다. KEB하나은행과 국민은행도 노동부로부터 임원 운전기사에 대한 단속적 근로자 승인을 받았다. 기업은행은 파견직 운전기사를 직고용해 오전과 오후반으로 나눠 근무하도록 했고, 신한은행은 법인 대리운전업체를 통해 필요할 때마다 기사를 부르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하지만 노조와 임금단체협상 중인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구체적인 주 52시간 가이드라인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산별 노조와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회사가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두 은행도 내년 초부터 제도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연말을 맞아 농민, 소상공인 등에게 기부할 수 있는 ‘착한 금융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이자나 투자 수익을 얻으면서 일부 수익금을 직접 기부하거나 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공익형 금융상품으로, 이들 상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가입자도 몰리고 있다.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9월 농업과 농민들을 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NH더하고나눔정기예금’을 선보였다. 농협은행이 고객이 가입한 금액(연평균 잔액 기준)의 0.01%를 농산물 소비 촉진과 가격 안정 등을 위한 공익기금으로 조성하는 상품이다. 금리는 최고 연 1.9%로, 출시된 지 3개월여 만에 판매 잔액이 20조원을 돌파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가입금액이 300만원 이상인데도 공익형 상품이란 점이 부각돼 4만9913계좌가 들어왔고, 판매잔액은 현재 20조4107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기업은행은 지난달 소상공인 지원과 연계한 금융상품인 ‘IBK W소확행통장’을 선보였다. 상품명에도 ‘소상공인의 기를 확 살리는 동행을 약속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가입자가 온누리상품권을 현금으로 구매한 실적과 헬스클럽, 당구장, 수영장 등 레저 업종에서 IBK카드를 사용한 실적 등을 합쳐 최고 2.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적립식 상품은 최고 연 4%의 금리를 준다. 입출금식 상품은 이체수수료, 출금수수료 등의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18일부터 비대면채널인 스마트뱅킹 앱 ‘아이원(i-ONE)뱅크’와 모바일 브랜치 ‘IBK큐브’에서도 가입할 수 있다”며 “입소문을 타고 현재 4540계좌가 나갔다”고 설명했다.우리은행도 기부를 약속한 가입자에게 우대금리를 적용해주는 ‘우리사랑나누미적금’을 6년째 판매 중이다. 한 달 100만원 이내에서 자유롭게 적금하는 상품으로 예금주가 지정한 비영리법인이나 지정 기부금단체의 예금계좌로 자동이체하는 경우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예금자는 우대이자 또는 이자 전액 등을 선택해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가입자들이 매년 꾸준히 늘면서 현재 계좌 수는 14만1656계좌에 달한다.국민은행은 소액이지만 수익금 일부를 직접 기부할 수 있는 ‘KB 만천하 공익신탁’을 내놨다. 고객이 이익금액 중 일부를 기부하면 국민은행도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같은 금액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상품 출시와 함께 인기를 끌면서 3947계좌가 판매됐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지난달 여성 임직원이 많은 기업을 골라 투자하는 ‘메리츠 더우먼펀드’도 단독판매 중이다. 펀드 판매사인 국민은행과 운용사인 메리츠자산운용이 판매 수수료 중 10%를 기금으로 조성해 여성 관련 공익사업에 쓰기로 했다.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