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파업에 막힌 카풀…여의도에서 길을 잃다
"택시생존권 말살 정책 안돼"
20일 서울 여의도 의사당대로에서 열린 ‘제3차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12만 명, 경찰 추산 4만~5만 명의 택시기사가 몰렸다. 이들은 “국회를 포위하겠다”는 엄포가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듯 “카풀 전면 중단”이라는 구호로 여의도를 뒤흔들었다.
정치권에서도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국회의원 10여 명이 나왔다. 민주당 카풀·택시태스크포스(TF) 팀장인 전 의원은 “택시업계의 생존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약속하겠다”고 공언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택시업계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카풀 서비스) 정책을 그대로 둬선 안 된다”고 했다. 2016년 20대 총선 공약으로 공유경제 활성화를 내세웠던 한국당은 당론으로 ‘카풀 반대’에 나서기로 했다.
정보기술(IT)업계는 4년 전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가 좌절된 데 이어 카카오 카풀까지 막히면 한국 시장에선 공유경제 서비스가 발을 내딛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공유경제 활성화에 대한 철학과 의지가 부족한 정치권이 협상 전면에 나서면서 정치적 싸움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도 못 하는 사업을 스타트업이 시도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이번 파업은 혁신성장을 위한 정부의 준비가 ‘빈말’에 그쳤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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