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52.5%로 떨어졌다. 8주 연속 내림세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떠받치던 ‘남북 이슈’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민생 악화와 여권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혜경궁 김씨’ 논란 등이 지지율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9~21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5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전주 대비 1.2%포인트 내린 52.5%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문 대통령 취임 후 리얼미터 조사 결과로는 최저 수치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경제·민생 악화와 더불어 ‘혜경궁 김씨’ 논란이 문 대통령의 주변 지지층인 보수와 중도 성향을 중심으로 여권과 진보 진영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TK(대구·경북)와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각각 11.7%포인트와 7.9%포인트 급격히 빠졌다. 경제 활동 주축 연령대인 30~50대 지지율도 일제히 하락세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역시 넉 달 만에 30%대로 떨어졌다. 민생 악화로 민주당과 진보 진영 전반에 대한 불신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탈한 중도·보수층의 민심은 자유한국당으로 이동하면서 최순실 태블릿 PC 사건 직후인 2017년 10월 4주차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정당 지지율(22.6%)을 기록했다. 한때 30% 가까이 벌어졌던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절반 수준인 17.2%포인트차로 좁혀졌다. 다만 보수층이 한국당으로 집결하면서 바른미래당은 창당 이래 가장 낮은 4%대로 지지율이 하락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