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만나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만나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58분 동안 정상회담을 했다. 5개월 만의 만남이었다. 두 정상은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14일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좀 더 과감하게 비핵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한 시간가량 열린 이날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양국 간 고위급 교류가 아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시작해서 한반도 평화의 큰 흐름을 만들어 나가는 데 있어 푸틴 대통령의 관심과 지원이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한반도·동북아의 평화·번영을 함께 만드는 방안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갔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등 ‘진짜 진전’이 필요하다는 미국의 인식과는 거리가 있는 발언이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계획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방러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협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한반도 상황에 대한 두 정상의 생각과 평가를 교환하는 솔직한 자리였다”며 “포괄적으로 제재 완화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