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북한 당국자 간 고위급 회담이 11월9일(미 동부시간) 전후 뉴욕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30일 한국과 미국의 외교소식통이 밝혔다. 북한측 고위 인사는 지난 5월말에도 뉴욕을 찾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유력하며 8일 뉴욕에 도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미·북 고위급 회담은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19일 개최 장소와 시기를 “열흘쯤 뒤 여기”라고 못박아 북한에 제안한 회담이다. 북한은 그동안 구체적인 답을 주지 않았다. 한·미 당국자들 사이에선 “우리도 답답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회동이 성사되면 늘어졌던 미·북 비핵화 협상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5월30일 3박4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뉴욕에서 폼페이오 장관을 만난데 이어 6월1일 백악관으로 이동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적이 있다. 당시 무산될뻔했던 1차 미·북 정상회담을 되살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김 부위원장이 이번에 다시 미국을 찾게 되면 내년 1월1일 이후 열릴 가능성이 큰 2차 미·북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를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북 고위급 회담이 성사돼도 미·북 비핵화 협상이 완전하게 가동된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 미국이 지난 9월19일 제안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간 실무협상 일정과 장소는 한 달 넘게 ‘감감 무소식’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