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거침없는 행보’가 정치권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커지는 '임종석 자기정치' 논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29일 임 비서실장을 향해 “자기 정치를 하려거든 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손 대표는 “임 실장은 지난번 대통령 외유 기간 중 국가정보원장, 국방부 장관, 통일부 장관을 대동하고 비무장지대(DMZ)를 시찰하더니 이번엔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자신의 DMZ 방문 모습을 찍은 유튜브 영상을 방영하는 촌극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서실장이 왜 대통령까지 제치고 청와대 홈피 첫 화면에 나서서 야단인가”라고 말했다.

한동안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경제 라인으로 향하던 손 대표의 ‘화살’이 이날은 임 실장에게 옮겨간 모습이었다. 청와대는 지난 26일 공식 유튜브 계정에 임 실장이 DMZ 남북 공동 유해 발굴 현장을 방문한 모습을 그의 내레이션과 함께 공개했다.

손 대표는 “이게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 측근 실세들의 모습이고 패권 정치의 폐단”이라며 “국민은 또 하나의 차지철(박정희 정부 대통령 경호실장)이나 최순실을 보고 싶지 않다. 촛불을 똑똑히 기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앞서 지난달에도 남북한 정상회담 동행을 거부한 야당 대표들을 임 실장이 ‘꽃할배’라 칭하자 “자기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질타했다.

임종석 비서실장
임종석 비서실장
이날 정치권에선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통령 해외 순방 기간 임 실장이 DMZ를 방문해 선글라스를 끼고 부대를 시찰한 것을 두고 야당 의원들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얘기도 돌았다.

이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임 실장이 (언제) 자기 정치를 했나”라며 “손 대표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임 실장의 DMZ 방문은 남북공동선언이행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상황 점검차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리실 관계자도 “이 총리는 그런 말을 함부로 할 분이 아니다. 야당 쪽에서 과장된 얘기가 흘러나온 것 같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