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관장 자리 25% 級낮춰…상대적으로 젊은 공관장 파견
고위외교관 예우성 공관장 자리 확 줄인다…'메스' 든 외교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혁신 2기' 조직 개혁의 핵심 추진 방향은 결국 고위외교관에 대한 예우성 공관장 감축에 초점이 맞춰졌다.

재외공관장 중 고위직 자리를 줄이고, 급을 낮춘 자리에 상대적으로 젊고 역량 있는 공관장을 기용하는 '슬림화·효율화'로 정리된다.

강 장관은 4일 언론 브리핑에서 고위급 중심 인력구조를 실무중심으로 개편하는 방향의 인력구조 방안을 소개하며 차관급과 1급 상당 공관장 직위의 25%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실무인력 확충을 추진해 효율적인 인력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6월 강 장관이 발표했던 조직 혁신 방안의 연장 선상에서 이를 구체화하면서 본격적인 이행 계획을 밝힌 것이다.

현재 전체 164개 공관장 자리 가운데 차관급은 13곳, 1급은 80곳이다.

이에 따라 이들 공관장 직위 25%를 줄인다는 것은, 결국 차관급·1급 공관장 자리 20∼25곳을 줄인다는 의미가 된다.

외교부는 이미 해당 직위로 공관에 나가 있는 인사들이 있는 만큼, 앞으로 공관인사를 할 때마다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해당 직급을 낮춰나가는 방식으로 직위를 줄여나갈 방침이다.

예를 들어 기존 차관급 공관장 자리는 고위공무원단 가급으로, 1급 자리는 고위공무원단 나급으로 낮아지는 방식이다.

일단 내년 봄 인사 때 5∼6개 자리를 시작으로 3년 내 25%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외교부가 이처럼 '자기 몫'을 희생하는 혁신안을 발표한 것은 내부적 필요성과 외부의 시선 모두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다른 부처에 비해 외교부에 상대적으로 고위직 자리가 과도하게 많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 온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실무인력 확충이 필요한데, 예산 등의 이유로 무작정 확대할 수는 없는 만큼 고위직 자리를 줄여 인력 증원의 명분을 만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고위직 직급이 줄게 되면 인건비 등 측면에서 상당한 규모의 비용 감소가 예상된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 6월 혁신안 발표 당시 필요하다면 고위직 공관장 수를 줄이고, 실무 면에서는 4년간 매년 최소 100명 정도의 실무인력이 증원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개편 이유에 대해 "일정 부분 (고위) 직책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고, 조직을 슬림화하면서 실무인력 확충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인력 구조를 바꾸는 방법이 두 가지인데 기존 구조를 효율화하는 방안과 인력 자체를 확충하는 방안이 있다"며 "이 두 가지를 하려면 결국 구조상 고위직이 조금 줄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상대국 입장에서 봤을 때 공관장의 직급이 낮아지는 것에 불만을 품을 수 있지 않겠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인사 자체를 연공서열이나 경력을 중시하기보다 능력, 전문성에 초점을 맞추려는 방향"이라며 "(상대국도) 공관장의 역량이나 영향력을 보는 것이지 과거 직급을 따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미 1급 직위로 승진하면서 공관장으로 나갔다가 돌아오면서 다시 2급으로 내려올 경우에 대해 이 당국자는 "개인적 차원의 직접적인 불이익, 불필요한 피해가 없도록 가능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