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왼쪽부터), 이태호, 정승일, 박원주, 조세영.
조현(왼쪽부터), 이태호, 정승일, 박원주, 조세영.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외교부 1차관에 조현 2차관(61·외무고시 13회)을, 2차관에는 이태호 대통령비서실 통상비서관(58·외시 16회)을 임명하는 등 5명의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에 정승일 한국가스공사 사장(53·행정고시 33회)이, 특허청장에 박원주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54·행시 31회)이 발탁됐다. 국립외교원장에는 조세영 동서대 국제학부 특임교수 겸 일본연구센터 소장(57·외시 18회)이 임명됐다.

이번 인사는 외교부 1, 2차관을 동시에 교체한 데다 한·미 정상회담과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 서명 등의 굵직한 현안을 처리한 직후 단행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허청장을 제외하고는 외교·통상 관련 인사가 주를 이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차관급 인사를) 예고해왔고 준비가 되는 대로 한 것”이라며 “남북 정상회담과는 연관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안팎에서는 종전선언,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등 숙제를 남겨둔 문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해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현 외교부 1차관(전주고·연세대 정치외교학과)은 다자외교조정관, 주오스트리아 대사, 인도 대사 등을 지낸 정통 외교관으로 꼽힌다.

청와대는 “다양한 외교 실무 경험을 쌓았으며 지난 1년3개월간 외교부 2차관으로 근무하며 보여준 리더십과 업무추진력을 바탕으로 외교부 혁신 강화를 기대한다”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진주고·서울대 경제학과)은 FTA정책국장, 경제외교조정관 등을 거친 경제통상 전문가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경성고·서울대 경영학과)은 자유무역협정정책관, 무역투자실장, 에너지자원실장 등 산업부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정 차관은 지난달 문재인 정부 2기 개각에서 ‘기수 파괴’ 인사로 발탁된 성윤모 산업부 장관(32회)보다 행시 기수가 하나 아래다. 성 장관이 취임하면서 한 기수 선배인 이인호 전 차관(31회)은 교체가 예상됐다.

박원주 특허청장(광주 송원고·서울대 경제학과)은 산업부 기획조정실장과 산업정책실장,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을 지낸 정통 관료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박 청장에 대해 “풍부한 행정 경험과 조직관리 역량, 소통능력을 갖추고 있어 산업재산 창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세영 국립외교원장(신일고·고려대 법학과)은 30년 외교관 생활을 한 일본·중국 등 동북아시아 전문가로 꼽힌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