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외곽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가 “일본이 과거청산을 하지 않으면 미래로 나갈 수 없다”며 사죄와 배상을 강조했다. 최근 일본 정부가 북·일 정상회담 개최 의향을 나타내며 북한을 향한 구애작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아태평화위는 23일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지금처럼 과거에 대한 사죄와 배상도 하지 않고 군사대국화 책동에 미쳐 날뛰다가는 국제사회의 배척 정도가 아니라 정의와 평화를 지향하는 역사의 격랑에 삼키어 태평양 깊숙이 침몰하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언제까지 사죄와 배상의 역사적 책임을 다음 세대의 어깨 위에 유산처럼 물려주며 만인의 저주 속에 살아가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지목하며 “아베는 집권 6년 동안 1993년 이후 일본의 역대 총리들이 전범국의 죄의식으로부터 표명해온 가해, 반성, 책임이라는 말을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 추진 움직임과 테러대책 특별조치법 제정 등을 언급하며 “아베 일당이 과거의 죄악을 청산하기는 고사하고 무거운 죄악 위에 새로운 죄악을 덧쌓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