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부터 5일간 휴가를 보내고 오는 6일 업무에 공식 복귀한다. 북한 비핵화 해법 도출과 협치내각 구성, 경제난 해결 등 ‘밀린 숙제’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충남 계룡대 인근 군부대 휴양시설에서 휴가를 보내고 청와대로 돌아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휴가 기간 중 군 시설을 시찰하고 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며 “부인 김정숙 여사와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도 산책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휴가 기간 중 읽은 책도 공개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1890년대 충청 내포 지역을 무대로 민중의 저항과 봉기를 다룬 김성동의 소설 《국수(國手)》, 진천규 전 기자가 쓴 북한 취재기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등 세 권이다. 민주주의와 남북관계에 대한 문 대통령의 관심을 엿볼 수 있는 책들이다.

문 대통령은 복귀 후 청와대 비서관 인선과 개각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휴가 직전 야당 의원을 장관에 기용하는 ‘협치 내각’ 구성을 제안했다. 집권 2년차를 맞아 개혁에 속도를 내기 위해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겠다는 포석이지만 정치권 분위기는 냉랭하다.

이달부터 매달 열리는 규제개혁점검회의를 계기로 문 대통령이 경제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은산분리 완화, 원격의료 등 문 대통령 지지층이 반대하는 규제완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 북한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이뤄내기 위한 문 대통령의 외교력도 다시 시험대에 올라 있다. 미·북 간 비핵화 실무협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를 돌파하기 위한 중재외교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청와대는 판문점 선언 100일을 하루 앞둔 이날 주요 성과를 담은 자료를 배포했다. 청와대는 “판문점 선언으로 국민들이 전쟁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 평화가 일상화됐다”고 자평했다. 이어 “남북 정상이 일상적인 만남처럼 쉽게 연락하고 만날 수 있는 신뢰관계가 형성됐다”며 3년여 만에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에 합의한 것 등을 성과로 꼽았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은 데다 미·북 간 여전히 비핵화의 접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자화자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