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서 만난 남북 외교장관… 北 이용호, 정식회담은 거부 > 2018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갈라 만찬’에서 이용호 북한 외무상과 대화하고 있다. 이용호는 만찬장에서 강 장관에게 ‘남북한 외교장관 회담’에 응할 입장이 아니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 싱가포르서 만난 남북 외교장관… 北 이용호, 정식회담은 거부 > 2018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갈라 만찬’에서 이용호 북한 외무상과 대화하고 있다. 이용호는 만찬장에서 강 장관에게 ‘남북한 외교장관 회담’에 응할 입장이 아니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곧 답장을 보낼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2일 밝혔다. 미·북 정상 간 ‘친서외교’를 계기로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를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보낸 친서를 1일 수령했다”며 “두 정상 간에 진행 중인 서신(교환)은 싱가포르 회담의 후속조치를 강구하고 미·북 간 공동성명에서 이뤄진 약속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 친서에 대통령이 답장을 썼다. 이는 곧 (북측에) 전달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김정은은 미·북 정상회담 전후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통해 친서를 보냈다. 이번 3차 친서는 미군 유해송환을 계기로 전달됐다는 점에서 미·북 정상 간 신뢰 구축을 통해 협상 동력을 다시 살리려는 취지가 깔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정부가 이번 친서를 공개한 것은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미국 내 회의론이 커지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에서는 최근 북한이 핵시설을 은폐하고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제조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친서외교가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에게 “당신의 ‘좋은 서한’에 감사한다”며 “곧 보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현재로선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확정된 게 없다”면서도 “분명히 관련 논의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오는 9월 유엔 총회를 계기로 김정은의 뉴욕 방문 가능성과 맞물려 미·북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진전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추가회담이 열릴지는 미지수다.

김채연 기자/워싱턴=주용석 특파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