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에 파병된 아크부대 병사들이 첨단 ‘워리어 플랫폼’을 착용한 상태에서 사막 전술훈련을 하고 있다. /아크부대 제공
아랍에미리트에 파병된 아크부대 병사들이 첨단 ‘워리어 플랫폼’을 착용한 상태에서 사막 전술훈련을 하고 있다. /아크부대 제공
“우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군사외교관입니다.”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스웨이한 지역. 주변이 모두 사막인 이곳에서 만난 아크부대원은 자신들을 이렇게 소개했다. 단순 파병이 아니라 UAE와 연합훈련을 하는 것은 물론 경제와 문화, 의료 분야에서도 UAE와 교류를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나아가 UAE에 있는 1만5000명의 한국 동포를 보호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한국 내 자주국방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보다 10배 많은 훈련 소화

아크부대의 높은 위상은 김현태 아크부대장(중령)의 ‘아랍에미리트군사협력단장’이라는 독특한 직책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 이후 한국과 UAE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음을 보여준다.
사막 누비는 '진짜 태후' 아크부대… "우리는 한국대표 군사외교관"
그만큼 이곳에 온 부대원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구희남 대위는 레바논에 있는 동명부대에서 의무부사관으로 일한 뒤 장교로 임관한 다음 다시 아크부대 파병을 지원했다. 지난 1일부터 파병 업무가 시작된 아크부대 14진에 합류하기 위해 결혼식까지 연기했다. 구 대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강 특전용사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예비 아내에게 양해를 구했다”며 “8개월 뒤 임무를 마치고 멋진 모습으로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통역병인 이동원 상병은 병역 의무가 없는 홍콩 시민권자다. 그런데도 육군에 자원입대한 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이곳에 왔다. 이 상병은 “한국 남자라면 당연히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 번도 입대를 고민한 적이 없다”며 “UAE에서 한국의 군사외교관으로서 임무를 당당하게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군 부사관 중 처음으로 아크부대원이 된 정다혜 중사는 “강하고 자랑스러운 육군 여군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이들은 앞으로 8개월간 UAE와 연합훈련을 하고 UAE에 거주하는 한국 동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국내에서 경험할 수 없는 고온건조한 사막에서 특수 작전 수행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한다.

◆최첨단 ‘워리어 플랫폼’ 최초 장착

아크부대는 2011년부터 UAE에 주둔하고 있다. 창설 당시 1진 130명으로 시작한 아크부대는 현재 14진 125명이 주둔하고 있다. 특수부대인 육군 특전사와 해군 UDT 요원들이 주축이다.

아크는 아랍어로 형제라는 뜻으로, 양국의 우호 관계를 상징한다. 2010년 5월 한국 군부대를 방문한 UAE 왕세자가 UAE군 교육을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그해 8월 UAE를 방문한 한국 국방부 장관에게 한국 특전사 대원 파견을 공식 요청했다. 그해 12월 아크부대 파병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2011년 1월 창군 최초의 군사협력 파견부대가 창설됐다. 파병 직후인 2011년 초에는 청해부대 6진이 아덴만 여명작전을 통해 생포한 해적 포로의 국내 호송작전을 맡았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아크부대 장병들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첨단 개인 전투장비인 ‘워리어 플랫폼’을 장착했다. 워리어 플랫폼은 방탄헬멧, 명중률이 세 배 개선된 소총, 조준경, 확대경, 개선 전투복, 방탄조끼 등 18종으로 구성됐다. 방탄헬멧 내부엔 단단한 패드를 붙여 9㎜ 권총탄을 방호할 수 있도록 했다.

문 대통령은 3월 UAE 순방 일정 중 해외 부대로는 처음으로 아크부대를 방문했다.

아부다비=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