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라넷에 '직원에게 드리는 말씀' 글…"당당하게 조사 임하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검찰 수사 착수와 관련해 "정당한 업무수행에 따른 수사에 대해서는 개인적 책임을 지는 일이 없도록 제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하며 내부결속에 나섰다.
김상조 "직원 정당업무 檢수사는 내가 나선다"… 내부결속 나서
김 위원장은 21일 인트라넷에 올린 '검찰 압수수색 관련 위원회 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700여자 분량의 글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김 위원장은 "어제 갑작스러운 검찰의 압수수색과 그에 따른 조사 대응을 하느라 다소 놀라고 힘드셨을 것으로 안다"며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향후 검찰 조사에 대해서는 성실히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직원 여러분의 정당한 업무수행에 따라 발생한 결과에 대해서는 위원장인 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직원 여러분이 개인적 책임을 지는 일이 없도록 조직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며 "이것이 기관장으로서 저의 책무임을 강조한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만약 검찰 소환조사 등을 받는 경우 즉시 감사담당관에게 보고하고, 조사 과정에서 직원 개인만 대응하도록 하지 말고 소관 국·과장이 조사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위원장을 포함해 조직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니 검찰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되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시길 부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번 검찰 조사 등 외부의 견제와 비판이 거센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 위원회에 부여된 막중한 소임인 재벌개혁, 갑질근절, 혁신성장,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등의 업무가 차질 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합쳐 노력해 나가도록 하자"며 글을 마무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언론 인터뷰에서 "공정위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고 반성하는 내부 노력을 더 하겠다"며 수사에 대한 언급을 삼갔다.

하지만 내부 직원을 향한 메시지에서는 '정당한 업무수행'과 '외부의 견제'라는 표현을 쓰며 검찰 수사와 관련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구상엽 부장검사)는 공정위를 전격 압수수색하며 공개수사를 개시했다.

검찰은 공정위 간부가 퇴직 후 취업이 금지된 기관에 재취업한 의혹과 일부 공무원이 대기업 사건을 부당하게 처리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가겠다면서도, 수사 선상에 오른 지철호 부위원장의 혐의는 이미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해소된 사안이라며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 착수가 전속고발제 폐지와 그에 따른 리니언시(담합 자진신고자 감면 제도) 주도권 다툼에 따른 파열음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