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미소 씨가 11일 엄마인 배우 김부선 씨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간 스캔들 의혹에 대해 "세상 사람들이 엄마 김부선을 허언증 환자로 몰고가는데 이재명 후보와 엄마의 사진은 내가 폐기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이날 SNS를 통해 "증거는 가해자가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제시해야 하는 것이지 피해자가 증명할 필요는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저는 탄생 자체가 구설수였기 때문에 조용히 살고 싶었다"면서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엄마가 싫었고 엄마의 진심을 회피하고 질책하기에 바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내 마음이 편하고자 침묵하고 외면한다면 더이상 내 자신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말을 하게 됐다"면서 "(내가 입을 연 것이) 논란이 되겠지만 나는 논란을 일으키려는 것이 아니라 논란을 종결시키고 싶다. 서로의 실수와 지난일로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닌 각자 자리에서 제 역할을 잘 하길 바란다. 더이상 선거잔치에 저희를 초대하지 말고 집 앞에 있는 기자들도 퇴근하라"고 촉구했다.

이미소 씨는 사진폐기를 밝히기 앞서 엄마에게 보내는 손편지에서 "엄마 죽을 때까지 가슴에 묻어라. 특히 남녀관계는 주홍글씨다. 서로를 포용하고 보호해야한다. 세상의 조롱, 비난 광적인 지지자들의 협박. 마릴린 먼로도 죽을 때까지 케네디 대통령 아이를 임신했지만 침묵을 지켰다"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침묵하고 그를 위해 용서하고 기도하라. 꿈 같고 먼지 같은 우리 인생 백번 천번 용서하라. 그것이 진정한 승리다. 제발 세상의 웃음조롱거리로 고귀한 엄마를 파괴시키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씨의 이같은 당부에도 불구하고 김부선 씨는 10일 KBS에 출연해 "2007년 12월 12일, 바다를 배경으로 한 사진 한 장이 이재명 후보가 당시에 찍어준 사진이 맞다"고 주장했다.

김부선 씨는 "저희 집에 태우러 와서 이동하면서 바닷가 가서 사진 찍고 거기서 또 낙지를 먹었다. 그 때 이 분 카드로 밥값을 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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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선 씨는 "왜 2010년과 2016년, 두 번에 걸쳐 이 후보와 아무런 관계가 아니라고 말을 바꿨느냐"는 KBS 기자의 질문에 "사실을 얘기하면 그 사람 매장되고. 진짜로 적폐세력들하고 싸울 사람은 이재명 밖에 없다. (사실이) 아니라고 해야 된다고 해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자신의 전과 등을 거론하며 "서울중앙지검의 부장검사들이 친구인데 너 대마초 전과 많으니까 엮어서 집어넣는 건 일도 아니다"라는 이 후보의 협박성 발언을 들은 적 있다고도 말했다.

김 씨는 오래 전, 휴대전화를 바꿔 이 후보와 만나던 2007년 말부터 2009년 초까지의 통화 내역이나 문자 메시지 등은 없다면서 "이게 거짓이면 저는 천벌 받을 거고 당장 구속돼도 어쩔 수 없다. 제가 살아있는 증인이다"라고 말했다.

사진에 대해 발언을 아끼고 김 씨에게 오히려 덮을 것을 종용하던 이 씨가 이같은 심경변화를 일으켜 SNS에 폭탄 발언을 한 것은 엄마가 뉴스에서도 억울함을 토로하자 두고볼 수 만은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 씨는 증거가 있으면 제시하라는 이 후보 측 요구에 "이재명의 사진을 찾고 있는데 아직 못찾았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씨의 발언 내용에 대해 이 후보 측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는 않았고 "정치인은 억울한 게 있더라도 감수하고, 부덕의 소치로 견뎌내야 할 부분이 있다. 김 씨의 일방적 주장에 대한 대응과 반박은 후보나 유권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경기지사 토론회에서 처음 김부선과 이재명 후보간 문제를 거론했으며 이어 2007년 12월부터 2009년 5월까지 15개월 동안 밀회를 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8일 사전투표 현장에서 투표 후 "제 옆엔 아내가 있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스캔들에 대해 일축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 또한 10일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에 대한 여배우 스캔들 의혹 제기 등에 대해 "쓸데없는 것 갖고 말이 많은데 도지사는 일하는 능력을 보면 된다"고 말해 논란을 가중시켰다.

하지만 삼류드라마를 연상케하는 경기지사 선거전에 국민들의 실망은 표심으로 이어졌다. 지난 8~9일 진행된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에서 경기도 투표율은 전국 평균 20.14%에 크게 못 미치는 17.47%였다. 이는 전국에서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