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오른팔이 뉴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났다.”(BBC)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0일(현지시간) 뉴욕을 방문하자 외신은 “북한의 실세”라며 그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내놓았다. 외신들은 “김영철의 방미는 미·북 간 협상이 결정적인 시점에 이르렀다는 의미”라고 평가하면서도 김영철이 과거 무력 도발의 주범이었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데이비드 안델만 미국 포드햄로스쿨 국가안보센터 방문연구원은 CNN 칼럼에서 “북한 협상가(김영철)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다”며 “그는 2010년 3월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폭침 도발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안델만 연구원은 “2014년 소니영화사 해킹 등 여러 차례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도 지목됐다”고 했다. 또 “한국 국민들은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김영철의 존재를 잊거나 용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김영철이 북한 정찰총국장이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외교관이자 스파이 대장”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김영철이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고, 지난 4월과 이달 열린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하는 등 북한의 핵심 인사”라고 전했다. 이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무력 도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BBC는 “김영철은 김정은의 오른팔로 불린다”며 “미국의 제재 대상인 그의 뉴욕행은 한반도 외교를 둘러싼 놀라운 변화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BBC는 김영철이 2016년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로 한 달가량 ‘혁명화 교육’을 받고 복귀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처벌을 받고도 직책을 유지한 것은 그가 김정은의 소중한 조언자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