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트럼프에 남북회담 결과 설명…비핵화 방법론 간극 좁히기
북미회담 일정은 여전히 '베일'…6월로 넘어갈 가능성도
정의용, 볼턴 만나고 귀국…북미회담 사전조율 결과 주목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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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중대 관문이 될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오는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막판 조율에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에서 '중재역'을 자임하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17일 뒤에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이 북미 양측 간 비핵화 방법론의 간극을 좁힐 최대 승부처가 되는 셈이다.

문 대통령이 주도적인 조율과 중재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견인한다면 이후 '운전자'로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끌고 나가는 데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5일 오전 백악관의 한미정상회담 일정 발표가 있은 지 약 1시간 뒤 성명을 통해 '22일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확인하고, "다가오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방안에 대해서 중점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번 만남의 초점이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맞춰졌음을 시사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3일 비밀리에 미국을 방문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동한 데 이어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직접 조율에 나서는 셈이다.

따라서 북미 간 비핵화 방법론을 어떻게 좁히느냐가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핵심 쟁점이라고 할 수 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전날 서면 브리핑에서 정 실장의 방미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한 양국 간 긴밀한 공조방안 등에 대해 조율을 마쳤다"고 소개한 데 이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관련 사항을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단독회담' 등을 통해 김 위원장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세밀한 조율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문 대통령은 9일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 해법 등과 관련해 중국·일본의 의견을 수렴한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북미정상회담 사전 조율'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춘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역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해법 모색에 집중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신임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북핵문제 해결의 원칙으로 기존의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 대신 'PVID(perman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라는 개념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거쳐 북미정상회담에 나서면서 어떤 방법론을 제시할지, 또 김 위원장과 어떤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아갈지에 시선이 집중된다.
한·미 정상 만남 17일 앞으로… 문 대통령 '비핵화 북미중재' 승부처
다만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북미정상회담 장소와 일정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날짜와 장소가 정해졌으며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기는 했지만 언제 발표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회담 장소의 경우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개최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판문점이 유력 후보지'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지만, 최근에는 다시 싱가포르를 포함한 제3국에서의 개최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특히 회담 날짜와 관련해서는 예상보다 더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이 3~4주 이내에 열릴 것"이라고 말해 이달 중순 개최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막상 한미정상회담 날짜가 22일로 정해지면서 북미정상회담은 뒤로 밀리는 분위기다.

한미정상회담에서의 조율을 바탕으로 북미 간 물밑 협상을 벌일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6월로 회담이 넘어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한·미 정상 만남 17일 앞으로… 문 대통령 '비핵화 북미중재' 승부처
이런 가운데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이날 귀국하는 정의용 실장이 볼턴 보좌관을 만나 '성공적인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율을 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부에서는 정 실장이 북미정상회담 장소에 대해 볼턴 보좌관과 얘기를 나눴으리라는 추측도 하고 있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장소 문제는 '스몰 딜'(작은 쟁점)인 것 같다.

북미회담이 북핵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라운드라는 것을 고려하면 좀 더 '빅 딜'에 대한 얘기를 나누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날 윤 수석이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은) 북미정상회담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협의했다"고 설명, 이후 비핵화 실현 및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서의 한미공조 방안을 논의했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