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정상 회담 관련 전화통화…푸틴, 문 대통령 6월 국빈방문 요청
크렘린궁 "두 정상, 남북회담 긍정 평가…한반도 비핵화 의지 주목"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9일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오후 5시(한국시간)부터 35분간 통화하며 이런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은 러시아가 일관되게 보내준 적극적 지지와 성원 덕"이라며 "앞으로도 러시아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자"면서 푸틴 대통령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의 결과가 앞으로 한반도에서 확고한 평화를 구축하는 데 튼튼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런 남북정상회담 결과는 자주 생기는 게 아니다.

한반도라는 아주 복잡한 상황에서 이뤄내기 어려운 일을 해냈다"는 말을 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과가 남·북·러 3각 협력사업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며 "러시아의 철도, 가스, 전력 등이 시베리아를 거쳐 한반도로 연결될 경우 한반도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공감을 표하면서 "남·북·러 3각 협력사업에 대한 공동연구를 3자가 함께 착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김 대변인이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두 정상이 이런 3각 협력이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에 도움이 되고, 다자 안보체제로까지 발전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6월 국빈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할 경우 한국과 멕시코 월드컵 축구경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과의 만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 궁도 이날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전화통화와 관련한 보도문을 내고 "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이루어진 김정은 북한 지도자와의 회담 결과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보도문은 "견해 교환 과정에서 두 정상은 이번 회담의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면서 "특히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비핵화 지위 확보 의지에 주목했다"고 소개했다.

정상들은 또 남북한 협력 발전을 위한 양측의 합의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대한 확신을 공유했다고 보도문은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인프라·에너지 관련 대규모 3각 협력 프로젝트의 이행 등을 통해 앞으로도 남북한 간 실질적 협력 구축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와 중국이 지난해 제안한 한반도 사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 구상을 담은 '로드맵'에 포함된 지향점 등을 고려해 모든 관련국이 한반도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문대통령 "남북회담 러 덕에 성공" 푸틴 "남북러 3각협력 필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