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티켓을 놓고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준석 노원병 지역위원장이 이곳에 단수로 공천을 신청했지만 중앙당이 지난 23일 공천 확정을 미루고 ‘계속 심사’하기로 결정하면서다. 국민의당 출신 세력이 바른정당 출신인 이 위원장 공천에 반대하면서 잠잠했던 양측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유승민 공동대표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지난해 유 공동대표와 함께 바른정당을 세운 원조 창당멤버였고 지금까지 상계동(노원병 선거구)을 거점으로 국회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반면 노원병은 안철수 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의원직 사퇴 직전까지 지역구였으며 2016년 4월 총선에서 두 사람이 한 차례 맞붙은 바 있다. 두 사람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합당으로 한솥밥을 먹는 처지가 됐지만 같은 지역구를 놓고 경쟁했던 불편한 앙금은 그대로 남아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안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 계열과 유 공동대표를 필두로 한 바른정당 계열 간 계파 대리전이 노원병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이 5명씩 동수로 구성돼 있다. 당 관계자는 “국민의당 계열 공천관리위원들이 이 위원장 공천을 전원 반대했다”며 “안 위원장 측은 김근식 경남대 교수를 밀고 있어 이 위원장과 경선을 통해 양자대결로 결론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도 24일 공천신청서를 제출하고 도전 의사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바른정당 출신은 2년 전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공천 보류’라는 게 뭘 뜻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다”며 “공천을 못 받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올초 정계개편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이 급박하게 합당을 서둘렀지만 물리적 결합 차원을 넘어 화학적 결속이 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