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거침없는 외교행보 연속…북러 정상회담 2011년이 마지막
중국 방문 김정은, 南·美 이어 러시아로도 보폭 넓힐까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제무대에 '깜짝' 데뷔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러시아 등 다른 한반도 주변 주요국으로도 외교 보폭을 넓힐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6∼27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과 집권 후 첫 정상회담을 했다.

4월 말에는 남북 정상회담이, 5월 안으로는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다.

공식 집권 이후 6년간 북한 밖을 벗어나지 않았던 김 위원장이 올해 들어서는 3개월 남짓한 기간에 중국·한국·미국과 연쇄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빠르고 거침없는 외교 행보를 보인다는 점에서, 최근 임기 4기를 예약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머지않은 시점에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북러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가시적인 조짐은 아직 없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아직 어떤 러-북 정상회담 일정도 잡힌 게 없다.

그러한 계획은 (푸틴) 대통령 일정에 없다"면서 "(러-북) 정상회담은 현재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4월 중순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최근 러시아 언론이 보도하면서, 북러 정상회담 사전 조율을 위한 방문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양측은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이해를 같이하는 부분을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유지, 북한은 제재 해제 등을 염두에 두고 공조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러 정상회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011년 8월 러시아 극동과 시베리아를 방문, 시베리아 도시 울란우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과 회담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러시아도 한반도 문제, 비핵화와 평화체제 등을 논의하는 틀 속에 빠른 속도로 들어오고 싶은 부분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북한 입장에서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이 당장에 전략적으로 필요한 수순일지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시각도 있다.

아울러 조만간 집권 4기 취임을 앞둔 푸틴 대통령과의 일정 조율 문제 등도 실무적 변수가 될 수 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북중 정상회담도 '플랜A'가 실패할 때에 대비하는 보험 성격, 미국과 기싸움이라고 본다"며 "러시아와 구태여 (회담이) 필요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반도 정세가 큰 변화를 겪는 상황에서 북한과 한반도 주요국들 간의 외교적 움직임이 이전보다 한층 분주해질 거라는 관측에는 무게가 실린다.

이런 점에서 북·러 혹은 북·일 간에도 고위급 인사 교류는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