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규모 5조원 이상 기업 대상…올해부터 시행

올해부터 자산 규모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은 계열사 간 '간판값'(상표권 사용료) 거래 내역을 매년 공개해야 한다.
연간 9000억 규모 대기업 '간판값', 매년 공개해야 한다
대기업 계열회사가 브랜드 사용권 보유회사에 상표권 사용료를 지급하면서 총수일가 사익 편취에 악용될 여지를 차단하려는 조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의 중요사항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29일 밝혔다.

개정안은 자산 규모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회사가 매년 5월 31일까지 전년 계열회사 간 상표권 사용 거래 현황을 공시하도록 규정했다.

상표권 사용료 수취회사뿐만 아니라, 지급회사도 거래 현황을 공시해야 한다.

공시 항목은 지급회사, 수취회사, 대상 상표권, 사용 기간, 연간 사용료 거래 금액, 사용료 산정방식 등이다.

개정안에는 거래규모와 상관없이 계열회사와 벌인 모든 상표권 사용료 거래내역을 공시하도록 규정했다.

일부 회사에서는 이 거래를 상품·용역거래로 인식해 일정 규모 이하의 사용료에 대해서는 공시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이를 명확히 한 것이다.
연간 9000억 규모 대기업 '간판값', 매년 공개해야 한다
만약 상표권사용 거래가 자본금의 5% 또는 50억원 이상의 대규모 거래라면 대규모 내부거래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사회 의결을 미리 거친 후 이를 공시해야 한다.

이러한 개정안은 내달 3일부터 시행돼 당장 올해부터 공시해야 한다.

이 의무는 올해 5월 1일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새로 지정되는 집단의 소속회사도 따라야 한다.

공정위는 제도 시행에 앞서 작년 9월 1일 기준 공시대상기업집단 57개를 대상으로 상표권 사용료 거래를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2016년 20개 대기업집단 지주회사 또는 대표회사는 277개 계열사로부터 총 9천314억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개 회사 중 13개 회사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 해당했다.

공정위는 정확한 정보를 통한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해지는 만큼 기업집단의 상표권 사용료 수취에 대한 시장과 이해관계자의 자율적 감시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시실태 점검과 수치현황 공개를 매년 벌여 그 결과 사익편취 혐의가 뚜렷이 드러나면 공정거래법 적용도 적극적으로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