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카 원전 1호기 완공식에 문 대통령·모하메드 왕세제 참석
수주 계기 한·UAE '전략적 동반자 관계'…'특별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
바라카 원전 발판 영국·사우디 원전에 도전…UAE, 사우디 수주전 지원키로


우리나라의 중동외교가 낳은 '옥동자'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이 가동 준비를 마쳤다.

모든 시설 공사가 완료됐고, 발전소의 심장인 원자로에 핵 원료를 장착하는 일만 기다리고 있다.

UAE를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함께 바라카 원전 1호기 건설 완료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바라카 원전은 우리나라가 해외에 건설한 최초의 원전이자, 중동 지역을 통틀어서도 처음으로 세워진 원전이다.

그 자체로 우리나라 해외원전 사업의 교두보이자, 우리의 원전 기술을 상징하는 표상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바라카 원전의 성공을 발판으로 지난해 12월 21조원 규모의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며, UAE의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전 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2009년 12월 수주 당시 바라카 원전은 '한국형 원전'으로 불렸다.

이후 원전 건설현장의 지명을 따라 바라카 원전으로 불리게 됐다.

'한국형 원전'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바라카 원전은 우리나라가 외국에서 도입해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원전 기술의 정수가 녹아 있다.

원전을 설계·건설·운영하는 기술력은 공학기술의 총아라고 할 만큼 기술과 지식이 집약된 첨단 분야여서 바라카 원전 수주는 우리 과학기술의 수준을 세계에 과시하는 계기가 됐다.

원전 수주를 위해 우리 정부도 외교력을 총동원해 매달렸다.

원전 수출은 수십조 원에 달하는 규모인 데다 수입국의 안보, 산업 인프라와 직결되는 까닭에 수출 뒤에도 양국 간 관계가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만간 업체의 '영업'으로 성사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도 모하메드 왕세제와 수차례 전화통화를 하고 UAE를 직접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수주외교를 펼쳤다.

바라카 원전 수주를 계기로 우리나라와 UAE 관계는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우리나라의 원전 수주가 공식 발표된 2009년 12월 27일 우리나라와 UAE는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설정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를 계기로 양국 간 거리는 급속도로 좁혀졌다.

10년 전과 비교할 때 UAE를 방문한 한국인은 약 430배로 늘었고, UAE의 한국에 대한 투자는 23배로 증가했다.

또 중동 지역에 거주하는 전체 교민 2만5천여 명 중 약 1만3천 명이 UAE에 삶의 터전을 두고 있으며, 한국 드라마와 K팝이 큰 인기를 얻는 등 UAE는 중동 한류 붐의 중심지가 됐다.

이처럼 양국 간 화학적 결합도를 높이는 촉매 역할을 해온 바라카 원전은 완공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양국 관계의 도약을 이끌었다.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와 동시에 맺어진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양국은 원전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보건·의료·국방·IT·중소기업·특허행정 등으로 협력 범위를 다양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UAE 국영 통신사인 WAM과 한 서면인터뷰에서 "바라카 원전은 양국 관계에서도 참으로 바라카(Baraka·신이 내린 축복)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바라카 원전에 핵연료가 장전되고 시험가동에 들어가는 시기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로 예상된다.

중동 지역 첫 원전인 바라카 원전이 정상가동에 들어가면 우리나라의 사우디 원전 수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모하메드 왕세제는 전날 UAE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오찬에서 우리 기업의 사우디 원전 수주를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우디의 전통적 우방국인 UAE가 우리를 돕겠다고 나선 것은 큰 호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출국 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원전 수주는 국제정치공학적으로 결정되는 부분이 크다"며 "UAE에 집중해 바라카 원전의 성공신화를 만들면 영국·사우디에서도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