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석보좌관회의 주재하는 문 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오는 4~5월에 있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의의에 대해 말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수석보좌관회의 주재하는 문 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오는 4~5월에 있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의의에 대해 말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지금 세계는 우리의 역량을 주목하고 있고 이 기회를 제대로 살려내느냐 여부에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운명이 걸려 있다”며 “정권 차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차원에서 놓쳐서는 안 될 너무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남북 공동 번영의 길을 열 소중한 기회가 마련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가 성공 못한 대전환의 길”

문 대통령은 “앞으로 두 달 사이에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연이어 개최되면서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성공해낸다면 세계사적으로 극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며 대한민국이 주역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런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라 그 길이 옳은 길이고, 전쟁이 아닌 평화를, 군사적 해법이 아닌 외교적 해법을 세계가 바라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이루려는 것은 지금까지 세계가 성공하지 못한 대전환의 길이며, 그래서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고 과정도 조심스러운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만이 예측 불가한 외부 변수들을 이겨내고 우리를 성공으로 이끄는 힘이 될 것”이라며 “여야, 보수와 진보, 이념과 진영을 초월해 성공적인 회담이 되도록 국력을 하나로 모아주길 국민에게 간곡히 부탁하고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급변한 한반도 상황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서도 미래에 대한 기대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계획한 한반도 비핵화 구상의 현실화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의 단계적 해법을 제시해왔다. 임기 초반에는 북한의 ‘핵 동결→핵 폐기’를 강조했다. 북한과 대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핵·미사일 실험 중단→핵개발 시설 폐기→기존 핵 폐기’로 비핵화 구상을 3단계로 세분화했다. 남북 간 3·5합의에 따르면 북한은 ‘대화 기간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 도발을 중단할 것’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 가운데 1단계는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과 방미 성과 공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났다. 정 실장은 방북·방미 결과를 중국 정부와 공유하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 실장을 만나 한·중 관계를 중시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양국 간 소통을 강화하고 예민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자고 밝혔다.

시 주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에 특사를 파견해 소통하는 것은 중·한 관계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도 마찬가지로 중·한 관계 발전을 중요시하고 있다”며 “지난해 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해 성공적인 회담을 했고 연초 전화통화로 양자 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좋은 소통을 유지했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은 “양국 정상 간 합의 사항이 잘 이행되고 있고 중·한 관계도 개선되는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양측은 정치적 소통을 강화하고 전략적 상호 신뢰를 공고히 하며 예민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함으로써 중·한 관계를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시 주석에게 “가까운 시일 내 한국을 국빈 방문해달라”는 문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