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1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포함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만나기로 했다가 전격 취소된 것과 관련해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청와대가 적극 부인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간 고위급 회담을 주선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펜스 부통령과 김여정이 회담하려다가 2시간 전에 취소됐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대해 “그 부분과 관련해서는 지금 저희가 확인해드릴 수 있는 사안이 없다.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당일 일정을 미뤄볼 때 북·미 간 청와대 회동이 추진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북 대표단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46분까지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오찬회동을 했다. WP는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미 양측이 오후 이른 시간에 만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미 대화가 취소되면서 김여정은 오후 3시께 KTX를 타고 강릉으로 이동,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만찬을 했다.

한편 임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에서 “평화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어떤 방법이든 미국 쪽과 소통하면서 검토해야 한다”며 대북 특사 파견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