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 출발 >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할 북한 예술단이 5일 평양역에서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빨간 원)과 문화성 관계자들이 예술단을 배웅하고 있다. 연합뉴스
< 평양 출발 >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할 북한 예술단이 5일 평양역에서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빨간 원)과 문화성 관계자들이 예술단을 배웅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원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할 북한 예술단을 태운 만경봉 92호가 6일 오후 4시30분께 강원 묵호항에 도착했다.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을 금지한 ‘5·24 조치’가 여전히 살아 있지만 정부는 만경봉 92호에는 일시적으로 예외를 적용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5·24 조치에 대한 입장과 관련, “지난 정부 때도 상황에 따라 유연한 조치를 했다”며 “남북관계 상황을 보면서 판단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만경봉호 도착 후 일부 보수단체가 인공기와 한반도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사진을 소각하는 집회를 열고 경찰이 급히 불을 끄는 등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북한 예술단 만경봉호에서 숙식

만경봉 92호가 우리 항구에 온 것은 2002년 9월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응원단을 태우고 부산에 입항한 이후 15년여 만이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은 묵호항에 정박한 만경봉 92호를 숙소로 쓰며 평창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강릉아트센터 공연 준비를 할 예정이다. 오는 11일엔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배에는 예술단 인원 114명과 지원인력이 탑승하고 있다고 당국자가 전했다.

이날 북한 예술단 본진은 만경봉 92호에서 내리지 않고 배 안에서만 하룻밤을 보냈다. 당초 묵호항 도착 후 강릉아트센터에서 리허설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배로 이동하면서 예술단원들이 추위와 배멀미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며 “남북 간에 구체적인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일부에선 묵호항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북한 예술단 방한 반대 시위에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2002년 아시안게임 등 전례에 준해서 (만경봉 92호에)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편의 제공과 관련해선 북측에서 따로 요청한 것도 없고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만경봉호가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 묵호항 도착 > 북한 예술단 140여 명을 태운 만경봉 92호가 6일 오후 4시30분께 강원 동해시 묵호항에 도착했다. 예술단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한다. 연합뉴스
< 묵호항 도착 > 북한 예술단 140여 명을 태운 만경봉 92호가 6일 오후 4시30분께 강원 동해시 묵호항에 도착했다. 예술단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한다. 연합뉴스
삼지연관현악단은 여러 예술단에서 최정예 멤버를 선발해 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측이 통보한 명단에 따르면 삼지연관현악단 단원은 모란봉악단, 만수대예술단, 국가공훈합창단, 청봉악단, 삼지연악단 등 6~7개 예술공연단 소속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이 우리 쪽에서 공연할 레퍼토리에 맞춰 가장 최적의 단원을 선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의 협의 과정에서 예술단 공연에 매우 공을 들이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북한 예술단의 남한 방문을 일제히 보도하면서 “평양역에서 박광호 동지, 김여정 동지를 비롯한 당 중앙위원회 간부와 문화성 일꾼들이 예술단을 전송했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의 직책과 관련해 “박광호 선전선동부장과 김여정이 (환송에) 나온 것으로 봐서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 응원단 229명 등 7일 방한

북측은 이날 김일국 체육상을 비롯한 북한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 4명, 응원단 229명, 태권도시범단 26명, 기자단 21명 등 총 280명이 7일 방문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이 일행은 7일 오전 9시30분 경의선 육로를 통해 우리 측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할 예정이다. NOC 관계자는 평창홀리데이인호텔에 머물 예정이다. 응원단과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은 인제 스피디움에 묵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