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양국관계 격상 희망…디지털 분야 협력 기대"
칼유라이드 대통령 "올림픽 이후에도 평화 분위기 이어지길 기대"
문 대통령, 에스토니아 정상회담… "올림픽, 북핵해결 전기 희망"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이번 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고, 고위 대표단을 파견함으로써 올림픽 계기에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나아가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케르스티 칼유라이드 에스토니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말하고 "그동안 에스토니아가 북핵 문제에 관한 한국의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해 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사의를 표했다.

지난 2016년 47세의 나이로 취임한 칼유라이드 대통령은 에스토니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다.

발트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 속하는 에스토니아는 유럽 내에서 디지털 분야를 선도하는 혁신국가로 통한다.

칼유라이드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을 위해 이날 방한했으며, 올림픽 개막식 참석과 에스토니아 선수단 격려, 주요 경기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1991년 수교 이후 에스토니아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준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에스토니아 대표팀이 평창올림픽에서 아주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국민은 평창올림픽을 위해 오랫동안 열심히 준비해왔고, 이제 완벽한 준비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올림픽이 아주 성공적인 올림픽이 돼서 전 세계인에게 만족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에스토니아가 독립 100주년을 맞는 해이고, 한국은 평창올림픽을 개최하는 해"라며 "두 나라 모두에게 아주 경사스러운 해에 대통령께서 방문해 준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이번 방한이 양국관계를 격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에스토니아 정부가 세계 최초로 전자거주증제도,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 선도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자정부·사이버 안보·스타트업 육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강국인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 에스토니아 정상회담… "올림픽, 북핵해결 전기 희망"
이에 칼유라이드 대통령은 "에스토니아의 독립 100주년을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전 세계 지도자들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속속 모여들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런 바쁜 시기에 시간을 내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칼유라이드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을 역내 평화 구축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저희는 그렇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평화의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쇼트트랙 선수가 없어서 한국과 에스토니아 선수는 직접적인 경쟁자가 아닌 것 같다"며 "전혀 걱정 없이 한국 선수들이 선전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우리처럼 작고 국제 현안에 민감한 나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한다"며 "한국과 에스토니아는 여러 가치를 공유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디지털 강국인 한국과의 협력 증진 방안을 모색해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활발한 교류·협력을 지속해나가자"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칼유라이드 대통령이 발언하는 동안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고, 칼유라이드 대통령이 발언을 마치자 "대통령께서는 크로스컨트리를 할 줄 안다고 들었다"고 물었다.

이에 칼유라이드 대통령은 웃음을 보이며 "우리 정치에는 룰이 있다.동계올림픽 개막식에 가기 위해서는 스키를 꼭 탈 수 있어야 한다.타는 것뿐만 아니라 30㎞ 이상을 완주해야 갈 수 있다고 한다.저는 이틀 전에 완주했다"고 답했다.

회담에는 에스토니아측에서 야아크 렌스멘트 주한 에스토니아대사와 티트 리살로 대통령 비서실장이 참석했으며, 우리 측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전제국 방위사업청장, 신재현 청와대 외교정책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