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일 개헌 당론을 확정함에 따라 국회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헌법 전문에 촛불혁명 명시, 경제민주화 강화 등 민주당 개헌안 주요 내용에 자유한국당은 ‘사회주의 개헌’이라며 강하게 반대해 여야가 개헌안에 합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정치권에선 보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 민주당 개헌안을 두고 총공세를 펼쳤다. 홍준표 대표는 “(민주당 개헌안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사회주의 체제로 변경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주사파 운동권 정부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주광덕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얼치기 사회주의 개헌 요소가 드러났다”며 “민주당 개헌안은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국론을 분열시킬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전날 의원총회 결과를 발표하면서 헌법 제4조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민주적 기본질서’로 바꾸겠다고 했다가 정정한 것을 놓고도 여야는 공방을 벌였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라디오에 출연해 “자유민주주의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는데 브리핑을 잘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변인을 바보로 만들면서 국민 여론을 떠본 것이냐”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의원 연찬회와 전문가 토론회 등을 거쳐 이달 말까지 자체 개헌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민주당이 이날 대통령제를 근간으로 하는 사실상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당론으로 채택한 만큼 한국당은 대통령(외치)과 국무총리(내치)를 분리한 분권형 대통령제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해소하자면서 지방분권 개헌을 들고 나왔는데 제왕적 대통령제가 문제라면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개헌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가 2월 말까지 개헌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3월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할 전망이다. 야당은 대통령 주도 개헌에 부정적이어서 이 경우 6월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 국민투표는 불가능해진다고 정치권에선 보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