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보이콧을 선언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 두 번째)와 소속 의원들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북구걸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정기국회 보이콧을 선언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 두 번째)와 소속 의원들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북구걸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북한의 6차 핵실험이라는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에서도 4일 정기국회는 반쪽으로 진행됐다. 자유한국당은 김장겸 MBC 사장의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해 이날부터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장외투쟁에 나섰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정부가 방송 장악은 물론 좌파 코드로 사법부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며 “적폐 청산이라는 허울 좋은 미명 아래 정치 보복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 역시 “안보위기 상황이 극단적으로 치닫는데도 문재인 정권은 전 정권 보복, 공영방송 장악 같은 국내 정치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한국당 의원들은 의총이 끝난 뒤 대검찰청,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해 김 사장 체포영장 발부를 강력하게 항의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한국당 의원들에게 “외부로부터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을 훼손하는 지시를 받지 않았다”며 “체포영장 발부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열린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에는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국회 등원 거부에 “안보보다 김장겸 구하기가 중요한지 답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안보위기 국면이 최고조이고 산적한 민생 현안이 있는데 부당노동 행위에 대한 조사를 거부하는 MBC 사장의 거취 문제로 국회를 전면 보이콧한다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고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안보 정당을 자임하면서 국회 차원의 대북규탄결의안에 불참한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날을 세웠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에도 국회 일정에는 참여하더니 김장겸 체포영장에 보이콧이라니 국민은 의아해한다”며 “MBC 사장이 내일 고용노동부에 자진 출석하기로 한 만큼 한국당도 이제 보이콧을 거두고 국회에 출석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