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당직·혁신위 인선 가닥…친박 우려속 '관망' 분위기
사무총장 홍문표, 비서실장 염동열, 대변인 강효상 전희경 거론
홍준표 "'구박(舊朴)'들이 저를 구박해도 쇄신 멈출 수 없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연일 당 내부 혁신을 기치로 한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공언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5·9 대선' 참패 등 국민적 신뢰를 잃어버린 당의 재건을 위해 고질적 병폐인 계파 청산과 함께 강한 야당으로 거듭날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일차적으로는 당직 인선 등을 통한 '친정체제' 구축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홍 대표는 2011년 12월 당 대표 취임 5개월여만에 대표직에서 사퇴한 것은 자신을 뒷받침할 지도부가 부재했다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다.

일부 최고위원의 반발을 무릅쓰고 지명직 최고위원에 측근인 이종혁 전 최고위원을 인선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 사무총장에는 바른정당에 합류했다 복당한 홍문표 의원이 유력하다.

홍 대표는 대선 당시 바른정당 의원 13명의 복당을 허용했는데, 이들은 홍 대표 우군으로 분류된다.

비서실장에는 염동열 의원이, 대변인에는 강효상 전희경 의원이 거론된다.

전 의원은 대선 때도 홍 대표가 임명한 대변인이었다.

계파와의 결별을 강조해온 홍 대표는 일부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에 대한 정리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강해 보인다.

그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혁신에는 반드시 구 세력들의 저항이 따른다"며 "보수우파 정당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한 위급한 상황에서 일부 극소수 '구박'(구 박근혜)들이 저를 구박한다고 해서 쇄신과 혁신을 멈출 수는 없다"고 적었다.

한국당이 이날 개최한 최고위원과 중진의원 간 상견례를 겸한 연석회의에서는 당의 화합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친박도 일단 홍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며 상황을 지켜보자는 기류로 읽힌다.

친박 좌장으로 통했던 최경환 의원은 연석회의에서 "'영라이트 운동'을 벌여 지지층을 젊은층으로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 홍 대표가 당을 두루두루 아울러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도 "당을 잘 이끌어줬으면 좋겠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협력을 다짐했다.

홍 의원은 지난 5월 홍 대표가 친박을 '바퀴벌레'에 비유하자 "낮술을 드셨냐"고 비판하는 등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정갑윤 의원은 노자의 '유약겸하(柔弱謙下·부드럽고 유연하며 겸손하게 낮추는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라는 말을 인용해 "좀더 품격있는 언어를 사용하고 상대방 가슴에 못박는 얘기는 가능하면 삼가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홍 대표는 "젊은층은 정의와 형평을 중요한 가치로 삼는다.

정유라 씨의 '돈도 실력이다'라는 말이 돌아 대선 때 젊은층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홍 대표가 전날 부적격 장관 후보자 사퇴와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거부 등 한국당의 대여 원내 전략과 배치되는 언급을 한 여진은 이날도 이어졌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한 라디오에서 홍 대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홍 대표의 거친 표현이 종종 막말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예전에 페이스북에 올리듯이 국민이 듣기에 거북스러운 말씀을 계속한다면 당은 굉장히 어려움에 있을 것이다", "혀로는 사람의 마음을 벨 수 있다"며 '기대반 우려반'이라고 표현했다.

홍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에 측근인 이종혁 전 의원을 임명한 것에 대해 "밖에서 볼 때 심복 이미지를 갖고 있어 다른 차원에서 인선했으면 좋지 않았나 생각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슬기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