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14일째인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이 여야 지도부를 비롯해 시민 1만5000여 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이날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 등 유족과 문재인 대통령 내외, 정세균 국회의장,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원기·임채정·안성례·이기명 고문 등 노무현재단 임원과 노무현 정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대표 대행 겸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대행 겸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자리를 함께하며 노 전 대통령의 뜻을 기렸다. 자유한국당은 5당 대표 중 유일하게 불참한 정우택 당대표 대행 겸 원내대표를 대신해 박맹우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이해찬 이사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꿈꿨던 세상, 문 대통령이 완성할 세상은 사람 사는 세상”이라며 추도식 시작을 알렸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인사말에서 “바보 노무현이 시작한 ‘이산(移山)’의 역사를 이제 우리 국민이, 새로 출범한 민주정부가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은 지난 10년간 민주주의 후퇴에 맞선 우리 국민 모두의 진통과 산고의 결과이자 노무현 정신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봉하마을 대통령의 집 안내해설 자원봉사자의 추도사에 이어 도종환 민주당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을 위한 추모 자작시 ‘운명’을 낭독했다. 문 대통령과 권 여사 등 내빈은 ‘희망 나비 1004마리 날리기’ 행사로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었다.

유족 대표 인사말을 한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씨는 “아버님이 꿈꾸신 대로 앞으로의 한국에 새로운 첫 물결이 흘러 밝은 새 시대의 힘찬 물줄기가 계속되길 기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삭발한 채 추도식에 참석한 그는 “(삭발은) 정치적인 의사 표시도 아니고 사회 불만도 아니고 종교적 의도도 아니다. 최근 좀 심하게 탈모 현상이 일어났는데 탈모반이 여러 군데 와서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추도식 마지막에 권 여사는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북받치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는 추도식에 참석 인원과 추모 방문객까지 합해 5만 여명가량(주최측 추산)이 봉하마을을 다녀갔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