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선주자를 비롯한 여야 정치인들이 3·1절인 1일 각각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와 탄핵 인용에 반대하는 태극기집회에 참석했다. 광장의 민심처럼 정치인들도 양쪽으로 갈렸다.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 통합에 나서야 할 정치인들이 되레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1시간가량 참석해 이재명 성남시장, 추미애 민주당 대표 등 야권 인사들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촉구했다. 문 전 대표는 3·1절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태극기 깃대 위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를 들어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보수층의 ‘태극기 집회’와 구별지었다. 문 전 대표는 앞서 이날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린 3·1절 기념 ‘그날의 함성’ 행사에 참석해 “3·1 만세 시위는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으려는 것이었고, 촛불집회는 무너진 나라를 다시 일으키자는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촛불집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태극기 집회를 겨냥해 “태극기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것인데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게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촛불집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충남도청 상황실에서 긴급 조류인플루엔자(AI) 대책회의를 열면서 일정을 취소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이인제 전 최고위원, 친박 의원 10여명은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서 탄핵 기각을 외쳤다. 김 전 지사는 “8명 헌재 재판관의 대통령 탄핵 심판은 명백한 위헌”이라며 “8명만으로 하는 헌재는 탄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각각 안중근 의사 기념관과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했지만 촛불집회엔 참석하지 않았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도 광장 집회에 불참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