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죄인입니까.” 청와대 직원들이 또다시 한숨을 쉬었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근 “올해 승진 인사가 없다”고 못박은 탓이다. 발단은 지난 16일 청와대가 직원 포상을 추진한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다. 야당 측이 “공무원 사기만 보이고 촛불민심은 만만하게 보이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청와대는 “직원 포상 문제는 정부(행정자치부)가 연례적으로 하는 우수·모범 공무원 포상이며 청와대 자체적으로 하는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청와대는 승진 인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직원 포상 문제로 여론의 눈총을 받게 되자 한 실장이 연말 승진인사를 전면 보류키로 한 것이다.

작년 말 기준 대통령비서실 정원은 443명이다. 비서실장·수석비서관 등 정무직 11명, 비서관 및 선임행정관(1~2급) 79명, 행정관(3~5급) 197명, 주사·서기보·운전 등 행정요원 156명 등이다.

청와대 직원들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하지만 “청와대에 근무한 게 죄냐”는 불만도 나온다.

특히 정치권 출신인 별정직 공무원, 즉 ‘어공(어쩌다 공무원)’보다는 정부 부처에서 파견 나온 ‘늘공(늘 공무원)’의 한숨 소리가 훨씬 크다. 청와대 직원의 약 80%가 늘공이다. 경제부처 출신인 A행정관은 “승진 하나만 바라보고 일했는데 그런 기회마저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B행정관은 “승진도 못하고 친정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하다”고 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