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국마사회장 인선이 이르면 금주 중 이뤄질 전망인 가운데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57)과 박양태 현 마사회 경마본부장(55)이 막판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마사회, 마사회노조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마사회가 추천한 5명의 후보 가운데 이 전 청장과 박 본부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고,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은 금명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황 권한대행이 두 후보 중 한 명을 임명하면 차기 마사회장 인선 절차가 완료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서류 준비 등이 마무리되면 이번 주 안에 장관의 임명 제청 절차가 이뤄질 것"이라며 "대통령 권한대행의 최종 결정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차기 마사회장 인선작업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를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는 현명관(75) 전 마사회장이 지난달 하순 퇴임을 공언하면서 본격화됐고, 모두 10명의 후보가 응모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2명으로 압축된 최종 후보를 놓고도 그 배경과 절차 등을 놓고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행정고시 26회 출신으로 농식품부 요직을 두루 거친 이 전 청장은 매우 유력한 후보지만, 마사회 노조를 중심으로 한 '낙하산 반대' 움직임에 직면해있다.

내부 승진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관례를 깨야 한다는 주장이 노조와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마사회 노조는 지난달 30일 노보에서 "외부 전문가들로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결론"이라며 "나그네에 불과한 외부인사들 대신 직원 출신 회장이 탄생해야 할 때가 된 것"이라며 사실상 박 본부장에 힘을 실어줬다.

경쟁자인 박 본부장은 최근 실각한 전직 청와대 실세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풍문에 시달리고 있다.

박 본부장은 1986년 마사회에 공채로 입사한 후 경마전략팀장, 경마관리처장을 지낸 내부 전문가로, 지난해 8월 지역 본부장을 거치지 않고 경마본부장으로 고속 승진한 데 이어 이번 차기 회장 인선과정에서 예상을 깨고 최종 후보에 포함됐다.

마사회 관계자는 "지난해 파격 승진에 이어 이번 회장 인선에서 4순위로 추천됐는데 최종 후보 2인에 올라가자 뭔가 믿을 구석이 있다는 식의 얘기가 나오지만, 실각한 청와대 실세와의 연관설을 뒷받침할 만한 사실이 확인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에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며 "경마를 모르는 외부인사가 매번 회장으로 오는데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으로서 사행 중심으로만 가는 경마문화를 바꿔보기 위해 용기를 내서 도전했다"고 밝혔다.

한편 현 전 회장은 지난 7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