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 표결을 앞두고 불교계에 이어 천주교와 개신교도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진보 성향의 개신교 교단 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비상시국대책회의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은 최소한의 양심과 책임감이 있다면 정치적 술수를 부리려고 하지 말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즉각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NCCK는 "박 대통령은 이미 국가의 통치를 감당할 능력이나 자질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줬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NCCK는 또 "국회는 그동안의 국정농단을 막지 못하고 심지어는 협력 방조한 책임이 있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한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민의의 전당으로서 국회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라며 "헌법재판소는 지체 없이 탄핵을 인용함으로써 국민의 뜻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CCK는 이 선언문에 1만1천584명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한국 천주교회도 이날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 위원장인 유흥식 주교 명의로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한국 천주교회의 입장'을 발표했다.

천주교회는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발표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에는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공복의 책임감이 철저히 결여돼 있다"며 "대통령은 지난 4년 국민의 고통과 울부짖음에 눈과 귀를 막고 극소수 특권층의 인의 장막 안에 자신을 고립시킨 채 국민과의 소통을 단절했다"고 지적하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천주교회는 또 국회를 향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가슴에 새기며 더는 당리당략에 치우친 근시안적 모면책을 강구하지 말아야 한다"며 "역사와 민족 앞에 부끄럽지 않은 결단을 내리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탄핵소추안 가결을 압박했다.

앞서 조계종은 전날 종단 명의로 공식 성명을 내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