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까지 '총리철회·2선퇴진' 不수용시 대규모 장외투쟁 경고
민주 "진상 직접 알린다" 홍보단 운영…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체제 연장
이해찬 최고위 참석 민주 '수권정당' 부각…대권주자들 메시지 차별화


야권의 발걸음이 장외투쟁으로 향하고 있다.

'탄핵' 주장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특검·국정조사 수용,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 사퇴와 국회추천 총리 임명, 대통령 2선 퇴진이란 기존 주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강도가 바짝 올라간 흐름이다.

선결 조건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주말 시민사회 주도의 최대 규모 촛불집회에 맞춘 별도 장외 집회를 예고하는 동시에 정권퇴진 운동까지 공식 거론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재촉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민심에 반하는 폭주개각을 철회하고 국회 추천 총리를 수용해 정국을 수습해야 한다"며 "끝까지 외면하면 불행히도 정권퇴진 운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 안에 선결 조건에 대한 조치가 없다면 장외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언주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대통령이 맞서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과 함께 하야 운동을 하면서 결국 국회가 탄핵소추안 발의에 착수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이번 주 부족한 사과를 실천으로 메우지 않으면 촛불은 횃불이 되고 민심 쓰나미가 청와대를 덮칠 것"이라며 "대통령이 정국수습 해법을 내지 않으면 민심을 따르는 결단을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당 초선의원 9명은 성명을 내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공개 요구했다.

이날 차기 비대위원장을 선출하기로 했던 국민의당은 사태의 엄중함을 들어 '박지원 체제'를 다음 달 2일까지 연장했다.

추미애·박지원·정의당 심상정 등 야 3당 대표들은 9일 회동해 공조방안을 논의한다.

3당은 특히 사태수습 첫 단추인 김병준 총리 내정자에 대한 사퇴를 거듭 촉구하면서 청와대가 제안한 영수회담에도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선결조건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와 답이 만들어진 후 필요하면 회담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추 대표는 이날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의 면담 요구를 거부했으며 박 비대위원장은 한 비서실장을 만나 선결조건 수용 없는 영수회담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야권은 동시에 별도특검을 위한 여야 3당 협상 본격화를 선언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민주당은 이미 특검 1명에 특검보 4명, 검사 30명이란 매머드급 수사진으로 최장 150일에 걸쳐 수사하겠다는 특검법 초안을 만든 상태이다.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앞으로 2주 정도 지나면 검찰 수사가 일단락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특검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의 실상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린다는 취지에서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홍보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정국 혼란의 와중에도 제1야당으로서 국가의 주요정책을 챙긴다는 차원에서 이날 최고위회의에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참석시켰다.

국정경험이 풍부한 이 전 총리의 경륜과 지식을 당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것으로 수권정당화를 부각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야권 대선 주자들은 박 대통령의 2선 퇴진을 요구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사회원로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면서도 "여야도 이런 사태를 만든 데 함께 책임이 있다는 깊은 책임감을 갖고 국민 뜻을 정치적으로 실현해낼 수 있게 역량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 지도자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해왔던 기존 스탠스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마포당사에서 당 지역위원장들을 상대로 한 비상시국간담회에서 "대통령이 물러나는 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이 상황을 빨리 수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박 대통령의 조속한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SNS에서 "야당은 국민의 대통령 하야 요구에 동참해야 한다"며 야 3당 대표와 주요 정치인, 사회원로로 구성된 비상시국 원탁회의를 제안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충남도청에서의 기자회견에서 야권주자들이 제각각의 정국 해법을 제시하는데 대해 "그런 얘기를 불쑥불쑥 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는 야권이 보다 통일된 목소리를 내는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백범 김구기념관에서의 포럼 '오늘&내일' 총회 시국연설에서 "야당으로서 눈 부릅뜨고 감시하지 못해 이런 엉터리 같은 일이 벌어졌다.

여야 모두 국민 앞에 죄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