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60·최서원으로 개명)의 측근 중 한 명인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28일 오후 검찰에 전격 출석했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낼 돈을 기업으로부터 모금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도 불러 조사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최씨 최측근 고영태 씨를 비롯해 주요 인물에 대한 조사가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최씨의 미르·K스포츠재단 사유화와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2시 이 전 사무총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재단 설립과 운영 과정, 최씨의 역할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이 전 사무총장은 현 정부의 또 다른 비선 실세로 알려진 차은택 광고감독의 소개로 미르재단에 참여했다. 이후 최씨와 인연을 맺었다가 올 들어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최씨가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가져다준 자료로 차씨, 고씨 등과 국정 관련 비선모임 회의를 열었다”고 폭로했다.

특수본은 전날 밤 검찰에 자진 출석한 고씨를 대상으로 ‘마라톤 조사’를 했다. 특수본은 고씨를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풀 핵심 인물로 판단하고 있다. 한때 강남 호스트바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진 고씨는 2006년께 유흥업소에서 최씨와 만나 10년간 최씨의 ‘수족’으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두 재단 기금을 빼돌린 통로로 의심받는 더블루케이와 비덱코리아 경영에도 관여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들었던 가방을 제작한 업체 빌로밀로를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최씨와 관계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재단에 8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댄 이 부회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나와 소환조사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전경련에서는 이 부회장이 재단 기금 모금을 주도했다”며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