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야당 힘 자랑" 비판…추미애·박지원, 丁의장 고발 취소 촉구

여야 지도부가 3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개천절 경축식에서 조우했다.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대면한지 이틀만으로, 새누리당이 국감 보이콧을 중단하면서 국회가 정상화된 뒤에는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마주한 것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경축식 행사장에 나란히 참석, 간간이 대화를 하면서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행사 시작 전에는 귀빈실에서 차담도 했다.

이 자리에서 3당 지도부는 서로 "수고했다"라고 인사를 나누면서 격려했다고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가 박 비대위원장에게 단식을 중단하고 병원에서 회복 중인 이정현 대표를 함께 문안하자고도 제안했다고 전해졌다.

이에 따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의 야당 단독처리 이후 꽁꽁 얼어붙었던 여야관계에 미세하나마 해빙조짐이 감지되는 듯 했지만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은 여전했다.

특히 정세균 국회의장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에서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

정 원내대표는 경축식 뒤 기자들과 만나 "야당은 힘자랑을 한 번 해보려고 명분 없이 (해임건의안을) 밀어붙였다"면서 "처리과정에서 국회의장은 정치적 중립을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정세균 방지법' 추진과 관련, "정 의장을 특정해서 제도 개선을 논의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원칙을 바로세우고 의회를 발전시키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다 아시는데, 국회의장 문제로 몰아가면 안 된다"라면서 정 의장에 대한 새누리당의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 등 문제를 가리기 위해 엉뚱하게 화살을 의장에게 돌렸는데, 그걸 자꾸 우기면 안 된다"라면서 "'더 이상 우길 수 없다'는 민심을 바로 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박 비대위원장도 기자들에게 "(국회가) 정상화 됐으면 이제 존경의 대상인 의장에 대한 비방도, 모든 고발도 모두 취소하고 더 잘하도록 해야한다"면서 "자기들이 무엇을 잘했다고…. 계속하면 국회가 더 비난 받는다"라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현혜란 기자 hrse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