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잠수함사령부 가족들이 지난 8월 지리산 청학동 기가창조마을에서 홀몸노인 등에게 나눠줄 떡을 빚고(왼쪽) 미니장승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KT제공
해군 잠수함사령부 가족들이 지난 8월 지리산 청학동 기가창조마을에서 홀몸노인 등에게 나눠줄 떡을 빚고(왼쪽) 미니장승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KT제공
지난 8월18일 지리산 청학동 기가창조마을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해군 잠수함사령부 장병과 가족 등 37명이 KT ‘사랑의 봉사단’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군 가족들은 청학동에 사는 홀몸노인들에게 직접 빚은 떡을 나눠 주고, 서당에서 전통 예절교육을 받았다. KT IT서포터즈와 함께 VR(가상현실), 드론 등 최신 ICT(정보통신기술) 체험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조영민 해군 소령은 “잠수함 근무로 장기간 가족과 떨어져 있어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KT가 가족과 함께하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해줘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한국경제신문사가 2012년 1월17일부터 추진 중인 1사1병영운동이 나라를 지키는 장병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군부대와 협약을 맺은 기업들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장병들의 복지 증진과 사기 진작에 이바지하고 있다. 위문금과 물품 전달은 물론, 부대 시설 개선과 취업 지원 등 실질적 지원으로 기업과 군(軍) 간 끈끈한 유대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잠수함에 IT설비 제공
해군 잠수함사령부 가족들이 지난 8월 지리산 청학동 기가창조마을에서 홀몸노인 등에게 나눠줄 떡을 빚고(왼쪽) 미니장승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KT제공
해군 잠수함사령부 가족들이 지난 8월 지리산 청학동 기가창조마을에서 홀몸노인 등에게 나눠줄 떡을 빚고(왼쪽) 미니장승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KT제공
새로 군부대와 1사1병영 협약을 체결한 기업들은 활발한 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KT는 지난 7월 해군 잠수함사령부와 1사1병영 협약을 맺었다. 이후 KT는 연간 150일 이상 잠수함에서 생활하는 장병들이 ICT를 이용해 편리할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에 나섰다. 네트워크망을 구축해 잠수함 안에서도 다양한 교육·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고, 잠수함 내 영상데이터를 송출하는 시스템도 설치해 가족과 쉽게 소통하도록 했다. 9월20일에는 경남 창원 사령부 교육장에서 사랑의 책 나눔행사와 북 콘서트를 열어 도서 1000권을 기부했다.

작년 12월 육군 제3공수특전여단과 협약을 맺은 LG전자는 오는 10월6일 경기 이천 여단본부를 방문해 위문금과 오디오, 블루투스 이어폰 등 위문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 도발 당시 특전사 출신으로 큰 부상을 입은 김정원 하사 등의 전우애에 감명을 받아 3공수여단과 1사1병영 협약을 체결했다.

◆체육관 고쳐주고 전역장교 채용

기업들은 1사1병영 결연 부대의 각종 시설 개선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충북 증평에 있는 육군 13공수특전여단 체육관은 매일 밤 홀로 밝은 빛을 낸다. 삼일회계법인이 2012년 바닥 우레탄 시공 등 보수 공사를 해줘서다. 이 부대 장병들이 모여 결성한 ‘흑표 농구팀’은 2014년 11월 청주시 생활체육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농구뿐 아니라 배드민턴, 족구 등을 하는 부대원도 많다. 이곳에서 지난해 12월 장병종합예술제가 열렸고 사병들이 외부 강사의 도움으로 ‘난타’ 공연도 선보였다.

한라그룹은 육군 제22사단(율곡부대)과 자매결연한 이후 부대 창설일 축하 방문, 위문금 전달, 도서 기증 등 매년 교류행사를 해왔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기업의 발전과 성장은 튼튼한 국방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있다.

LG이노텍은 경기 파주시 제2기갑여단 장병을 위해 세탁기, TV 등 생활가전과 운동용품 등 위문품을 전달했을 뿐 아니라 부대 식당과 도서관 조명을 친환경 LED로 무상 교체해주기도 했다. 영상 학습이 가능하도록 빔프로젝터도 기증했다.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관람토록 하는 등 문화체험도 지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