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사 "농림부 '식물장관'" 지적에 "신뢰 잃어 지휘 불가능"
"정부여당, 국감파업에 고장난 인사로 농정 이끌지 못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27일 호남을 찾아 농심(農心) 보듬기에 나섰다.

전북의 갈아엎어진 논을 둘러보고, 지역 농민과 지자체장을 만나서 농촌 현안을 논의한 것이다.

쌀값 폭락에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사태로 농촌 민심이 심상치 않게 돌아갈 가능성을 경계하려는 행보다.

특히 농촌지역이 밀집한 '야권의 텃밭'인 호남 민심이 악화되는 것을 어떤 식으로든 막아야 한다는게 더민주의 판단이다.

아울러 추 대표의 취임 한달인 이날, 국회가 무한대치 상황인 점을 감안해 떠들썩한 세레모니 보다는 민생행보를 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추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전북도청을 방문, 송하진 전북도지사를 만나 쌀값 안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추 대표는 특히 "요즘 농림부 장관이 식물장관이라고들 한다"라는 송 지사의 이야기에 적극 당 입장을 설명하며 야권의 해임건의안 가결이 정당하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신뢰를 상실했으니, (장관직 유지는) 말이 안되는 것"이라면서 "해임건의안을 업무를 시작하는 장관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모양 같은데, 우리 입장에선 아예 신뢰를 잃어서 농정 자체를 지휘할 수 없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쌀값 폭락 사태에 대해선 "단기대책이 실효성 있는 혜택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다음 주 안에 무언가 나와야한다"면서 "단기대책이 필요한 상황에 절대농지를 풀겠다는 장기적인 이야기를 하는 등 정부가 엉뚱한 답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취임 한달을 맞는 날에 호남에 방문했다는 점을 강조, 새만금 사업 등 지역현안을 중앙당 차원에서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삼성의 새만금 투자협약과 관련해선 "국감이 아니더라도 사장실에 한 번 찾아가죠"라면서 지원 의사를 피력했다.

김제시에서는 지역 농민들과 함께 쌀값 대책 간담회도 열었다.

추 대표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미온적이고 추상적인 대책에 불과한 속 빈 강정이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새누리당은 국감파업을 하고 고장 난 인사시스템으로 위태로운 농정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현장에 와보니 훨씬 더 심각하다"면서 "주먹구구, 중구난방, 땜방식의 정부정책에 대해 개탄하고 있다.

더민주는 중장기대책뿐 아니라 단기대책도 수립해 관철시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트위터에도 "갈아엎은 벼를 보고 한숨이 나오는 농부, 땀으로 알알이 영근 벼, 자식같은 벼를 몽땅 갈아버린 타들어가는 농심에 응답해야한다"라고 썼다.

아울러 쌀값 폭락에 대한 반발의 의미로 갈아엎어진 논에 직접 들어가 상황을 점검하고, 전북 농민단체가 설치한 고(故) 백남기 농민의 분향소에 방문해 조문했다.

(김제·전주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hrse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