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덕도 vs. 경남 밀양…영남 의원간 기싸움 팽팽
부산의원-부산시 당정회의…"압력행사" vs "당연한 책무"


동남권 신공항의 입지 선정 문제를 두고 새누리당 내 영남권 의원들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로는 부산 지역이 내세우는 부산 가덕도와 대구·경북(TK) 지역에서 밀고 있는 경남 밀양을 놓고 정부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텃밭'이 둘로 쪼개지는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신공항 선정 결과가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분당론'의 촉매제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도 나온다.

이달 내로 예상되는 입지 결정을 위한 정부의 연구 용역 결과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부산 지역 의원들의 '단체 행동'이 이어지면서 TK 의원들과의 집안싸움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을 비롯한 부산시 관계자들과 부산 지역구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 현안에 대한 당정협의를 개최했다.

김세연(부산 금정) 부산시당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새누리당이 신공항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한다면 부산에서의 새누리당에 대한 완전한 지지철회가 있을 것이란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경고하면서 "(신공항 입지 선정이) 잘못된다면 부산시뿐만 아니라 부산의 여야 정치권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도 "신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정부 용역이 철저하게 공정성과 객관성이 유지되면서 수행돼야 하는데 국제적인 기준에 어긋나는 평가항목, 가중치 배정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가덕도가 지역구인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원내수석부대표도 당정협의에 참석해 현재 진행 중인 정부 용역 평가항목의 공정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밀양과 관련해 철새 서식지 파괴, 고정장애물 위험성 등을 입지 부적격 사유로 제시하며 가덕도 유치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서 시장은 "오로지 경제원리에 의해서,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기준으로 평가를 한다고 하면 틀림없이 가덕도에다가 공항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라면서 "(신공항 입지가) 다른 어떤 정치적인 이유로 결정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호소했다.

이날 부산 지역 최다선인 김무성(부산 중·영도) 전 대표는 회의에 불참했다.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지역 예산을 비롯한 다양한 현안을 두루 논의하는 상견례 자리였다고는 하지만 신공항 입지 선정이 목전에 다가온 시점에 열리는 부산시 당정협의에 TK 지역 의원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TK 지역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입이 없어서 가만히 있는 줄 아느냐"라면서 "정부가 공정하게 (심사를) 하고 있는데 의원들이 그런 식으로 나서면 압력 행사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부산 지역 의원들은 앞서 지난달 부산시청에서 '가덕신공항 건설 추진 상황 연석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김해공항가덕이전시민추진단과 함께 정진석 원내대표과 면담을 가진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