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유승민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 법학관에서 '경제위기와 정치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을 하기 위해 착석해 있다. 연합뉴스
무소속 유승민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 법학관에서 '경제위기와 정치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을 하기 위해 착석해 있다. 연합뉴스
총선후 첫 공식석상 개혁 청사진 총망라…대권 행보 관측
"친재벌→친시장정책으로…멋대로 민주주의 벗어나 '공화주의' 해야"
"정의화 싱크탱크 당장 참여생각 없어…새누리 복당 의사 불변"


여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인 무소속 유승민 의원은 31일 저성장과 사회적 불평등, 경제 양극화, 교육 불평등 등의 해법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경제 자체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성균관대학교에서 재학생들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대한민국 자유시장경제는 진정한 의미의 시장경제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한 시장경제를 목표로 잘못된 시장경제 자체를 개혁하고 한국 경제의 생태계를 바꿔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최대의 적은 기득권 세력"이라며 "시장경제 자체를 재구축하는 것은 힘든 일인데 꼭 해야 한다.

좋은 질서, 굿 오더(good order)를 세우는 게 앞으로 정부와 국가의 역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극화, 불평등, 불공정에 대항해 희망의 사다리를 우리 사회에 다시 구축하는 개혁이 꼭 필요하다"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한 운동장으로 만들어주고 친재벌정책을 친시장정책으로 바꿔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제력에 따른 계층 간 갈등이 어떤 식으로든 적절히 통제 안 되면 한국 사회를 무너뜨리는 수준까지 나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 의원은 "불평등을 낮추도록 조세와 복지정책에서 적극적인 재분배를 하자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중부담 중복지'로 평등도 높이고 성장률도 침해하지 않으면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 불평등과 관련해서도 "희망 사다리를 다시 만들어내는 시대적 작업과 교육 개혁이 깊은 관련이 있다"면서 "국민 누구나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본권을 확실히 보장하고, 특히 서민층, 빈곤층 자녀에게 제대로 된 교육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보수가 재벌 대기업, 부자, 기득권층을 편들고 불공정을 가만히 내버려두는 보수를 계속하면 이번 총선보다 더 나쁜 결과가 계속 올 수 있다"면서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로 나아가는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헌법 가치를 지키는 게 진정한 보수"라며 "양극화, 불공평, 불공정에서 나타난 공동체의 붕괴 문제와 관련해 공동체를 내부로부터 지켜주는 보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 의원은 ▲법앞에 평등한 법치 ▲재벌총수 사면복권·가석방 금지 ▲사법·행정 전관예우 금지 ▲제조물책임법과 집단소송제 강화 ▲'김영란법'의 제대로 된 시행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습기 살균제 같은 것을 만들어 파는 기업은 집단소송을 해서 기업이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징벌해야 한다"면서 "제조물책임법, 집단소송제는 친재벌, 친기업은 아니지만 친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또 헌법 제1조에 포함된 '민주공화국'이라는 단어를 언급, "민주는 조금 해봤지만, 공화는 별로 못했다"면서 "우리 시대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필요한 개념이 바로 '공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절망의 시대에 공화주의 이념을 기초해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를 지향하는 보수 혁명이 필요하다"면서 "그걸 하려면 공화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가치 중심의 보수정치 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냥 투표해서 이기면 다 먹고 자기 멋대로 하는 민주주의를 벗어나 공화주의로 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밖에 유 의원은 "사회적 경제를 주장하니 사회주의자'라고 비난하는데, 모르는 이야기"라며 "공동체 가치를 추구한다는 '사회적'이란 말 때문에 사회주의자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유 의원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주도하는 '새한국의 비전' 참여 여부에 대해 "당장 참여할 생각은 없다"면서 "새누리당 복당을 신청해놓은 상태고 복당 신청할 때와 마음이 그대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현혜란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