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 국민의당·安 "의장-법사위원장, 여야가 나눠 맡아야"
與 "인위적 1당 복귀 없다" 재확인…3당 원내수석, 실무협상 착수


여야 3당 원내 지도부가 진용 구축을 완료하면서 20대 국회 원(院)구성 구성을 둘러싼 3당 간 협상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최대 쟁점인 국회의장과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다툼은 20대 국회 원내 1당 자리를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을,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는 방안이 유력해졌다.

'캐스팅보트'를 쥔 제3당 국민의당이 10일 새누리당의 주장에 힘을 싣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새누리당과 더민주 모두 20대 국회에서 재적 과반이 안 되는 만큼, 양측이 팽팽히 대립할 때에는 국민의당이 손을 들어주는 쪽으로 결론이 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더민주는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갖겠다는 방침을 밝혀왔지만,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을 더민주에서 맡는다면 안건 심사의 최종 관문인 법사위원장은 내줄 수 없다고 맞서왔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원내 1·2당이 나눠 가져야 한다는 견해를 공식화함으로써 사실상 논란을 끝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SBS 라디오에 출연해 "전통적으로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항상 반대로 맡아 왔다.

입법 활동이 일방적으로 흘러선 안 되고 상호 견제가 있어야 한다"면서 "국회의장을 1당이 맡으면 법사위원장은 2당이 맡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만약 국회의장이 여당이라면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국회의장이 야당이라면 법사위원장은 여당이 맡는 게 옳다"고 말해 박 원내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새누리당도 탈당파들이 일부라도 원 구성 전에 복당하면 원내 1당 지위를 회복하지만, 인위적으로 1당이 돼서 국회의장직을 가져오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을 가져오려면 먼저 원 구성 이전에 탈당자를 복당시켜 1당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그건 안 맞는 것이다. 선거 결과의 의미를 존중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더민주는 신중한 모습이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여야가 나눠 가져야한다는 안철수 대표의 주장을 어떻게 보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이제부터 구체적인 협상은 3당 수석부대표가 상의하는 절차로 넘어갔다. 구체적인 말씀은 더 안 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문제가 가닥을 잡은 만큼 3당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상임위 배분 문제와 함께 상임위 분리와 증설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18개 상임위원회 체제가 유지될 경우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각각 8개 안팎의 상임위를, 국민의당이 2~3개 상임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야 3당은 구체적으로 어느 당이 어느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할지를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 상임위가 늘어날 경우 또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상임위 분리·증설에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분리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다.

더민주는 교문위에서 교육과 문화·언론 분야를 반드시 분리해 2개의 상임위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국민의당 역시 이에 동의하고 있다.

다만 더민주는 전체 상임위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생각인 반면, 국민의당은 가능한 한 현행 상임위 숫자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역시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아직 구체적인 견해를 내놓지 않고 있다.

3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실무 협상에 착수했지만 국회의장단 구성 방안과 상임위원장 배분문제 등 현안과 관련해선 깊이 있는 논의를 하지 못한 채 약 30분 만에 헤어졌다.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직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성과를 내는데 꼭 중점을 두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조성흠 김동현 기자 cl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