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빨리 탐지하고 추적, 타격하느냐가 관건"

우리 군은 북한이 이르면 2~3년 내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잠수함을 전력화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함에 따라 대응체계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잠수함은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 지리적 특성상 은밀한 침투가 가능한 전략무기이며, 핵탄두를 투발하는 핵심 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군 잠수함에 대해 기지 정박→출항→SLBM 발사 등 크게 3단계로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단계별로 필요한 전력을 보강하는 계획을 발전시키고 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한미동맹의 맞춤형 억제전략과 동맹의 포괄적 미사일 대응전략, 그리고 우리 군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잠작전 체계를 통합적으로 운영해서 대비를 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군 당국의 3단계 대응체계를 보면 북한의 잠수함 기지는 미국의 정지위성인 '조기경보위성'(DSP)으로 감시한다.

우주궤도에서 정지해 있는 DSP 위성은 6개로 이 중 하나가 북한지역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우리 군도 올해 하반기에 정찰위성 개발 계약을 체결해 2022년까지 정찰위성을 전력화할 계획이다.

2020년에 1기, 2021년에 2기, 2022년에 2기 등 총 5기가 실전에 배치되며, 해상도는 0.3∼0.5m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4기는 구름 낀 날씨에도 관측이 가능한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하며, 나머지 1기에는 전자광학(EO) 및 적외선장비(IR)가 들어간다.

정찰위성 5기가 전력화하면 평균 2∼3시간 이내에 기지 내에 정박 중인 북한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게 된다.

이어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이 동해 마양도와 신포기지 등을 출항하면 그때부터 동·서·남해에 이지스함이 각각 배치된다.

현재 3척인 이지스함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3척을 추가로 건조할 계획이다.

이지스함에는 360도를 감시하는 SPY-1D(V) 레이더가 탑재돼 있다.

이 레이더를 핵심으로 구성된 이지스(Aegis) 전투체계는 동시에 1천여 개의 표적을 탐지·추적할 수 있고, 그중 20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지상 2개 지역에 설치된 그린파인 레이더도 작동하기 시작한다.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인 그리파인은 최대 탐지거리가 750㎞에 이른다.

120도 각도를 보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어 군은 추가 도입을 검토 중이다.

수중 음파탐지기를 갖춘 16대의 해상초계기도 동·서·남해 상공에서 초계활동을 하게 된다.

해군 측에서는 음파탐지기 성능이 좋은 S-3급 해상초계기 추가 도입을 희망하고 있다.

23대가 있는 대잠 헬기인 링스도 출격한다.

군은 최신형 레이더와 음향기를 장착한 와일드캣(AW-159) 해상작전헬기 8대를 구매할 계획이다.

수중에서 활동하는 북한 잠수함을 추적하는 것은 음탐기를 장착한 구축함뿐 아니라 214급(1천800t급) 잠수함이 맡는다.

오는 2018년까지 1천800t급 잠수함은 현재 9척에서 13척으로 늘어난다.

마지막으로 잠수함에서 실제 SLBM을 발사했을 때가 문제다.

잠수함에서 사출되는 SLBM이 수면 위에서 점화되는 순간은 아주 짧아서 타격이 쉽지 않으며 목표지역을 향해 비행하는 단계에서 요격해야 한다.

핵탄두가 장착된 SLBM이라면 육지에 가깝게 접근하기 전에 요격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지상에서 발사돼 40㎞ 상공에서 요격하는 패트리엇(PAC-3) 미사일과 F-15K 전투기에 장착되는 공대지 미사일인 슬램-ER(사거리 300㎞) 등 '킬체인' 전력이 동원된다.

7천600t급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된 SM-2 대공미사일(사거리 150여㎞) 등도 요격에 동원된다.

잠수함에 탑재한 어뢰도 유사시 북한 잠수함 타격에 동원된다.

한국형 구축함(KDX-Ⅱ급) 이상의 함정에 탑재된 홍상어는 대잠 공격형 어뢰다.

물속에서 발사되는 일반 어뢰와 달리 로켓추진 장치로 공중으로 발사됐다가 바다로 들어가 잠수함을 타격한다.

사거리는 20여㎞에 이른다.

만약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이 핵 공격 임무를 띠고 출항한다는 사실이 감지될 경우 선제타격으로 무력화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탄도미사일인 현무-2A(사거리 300㎞), 현무-2B(사거리 500㎞), 현무-3(사거리 1천㎞)와 전술지대지 미사일(ATACMS·사거리 300㎞),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사거리 500㎞), 개발 중인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등으로도 타격할 수 있다고 군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미군 자산으로는 잠수함과 이지스함에 장착된 토마호크(사거리 1천700㎞) 순항미사일, 이지스함의 SM-3 대공미사일(사거리 500㎞)이 동원된다.

우리 군은 2020년부터 전력화되는 3천t급 잠수함 3척에는 수직발사관 6개, 2025년부터 배치되는 3척에는 10개를 각각 장착해 유사시 북한 잠수함 기지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3단계 또는 4단계, 5단계 대응체계를 구축한다고 해도 결국은 얼마나 빨리 보고, 추적하고, 타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