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국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가 출자·출연기관을 설립하려면 계획 단계에서부터 행정자치부와 협의해야 한다. 지자체장이 선거를 의식한 공약을 남발해 부실한 출자·출연기관이 무분별하게 난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행정자치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지방 출자·출연기관 설립 기준’을 마련해 18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광역자치단체는 출자·출연기관 설립 계획 단계부터 행자부와 협의해야 한다. 기초자치단체는 광역자치단체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설립 타당성 검토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곳에서만 할 수 있다. 지자체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는 연구기관에서는 타당성 검토를 할 수 없다. 지자체의 ‘입맛’에 맞는 형식적인 타당성 검토가 이뤄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지방 출자·출연기관은 2003년 227개에서 2013년 말 558개로 늘어났다. 이후 2년여 만에 60개가 더 생겨 올초 기준으로 618개에 달한다. 감사원이 2014년 지방 출자·출연기관 50곳의 운영 실태를 감사한 결과 38개 기관이 자본 잠식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