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다시 등장한 ‘3당 체제’는 국회의 극한 대립을 종식시킬 돌파구가 될까, 아니면 국정을 더 꼬이게 하는 걸림돌이 될까. 전문가들은 “실제 결과는 20대 국회 개원 뒤 지켜봐야겠지만 긍정적인 효과를 낼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윤활유’가 없던 기존 양당체제와 다르게 갈 것”이라며 “지난 2월 국민의당의 협조로 통과된 ‘원샷법’ 사례에서 보듯 국민의당은 ‘안보는 보수, 나머지는 진보’라는 입장에서 사안별로 캐스팅 보트 역할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욱 배재대 정치안보언론학과 교수는 “다당체제는 유럽 등 많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고, 한국 현실에도 필요하다고 본다”며 “한국은 아직 다당제에 대한 훈련이 되지 않았을 뿐 새롭게 정착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유권자는 국민의당(38석)이 새누리당(122석)이든 더불어민주당(123석)이든 어느 당과 협력하더라도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는 180석을 넘지 않도록 절묘한 선택을 했다”며 “배제와 적대의 정치를 그만하고, 포용하고 협력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만큼 정치권도 여론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구도의 20대 국회에서는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 모두 ‘양보와 타협’의 정신을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명예교수는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국민 여론을 의식해 과거 야당처럼 발목잡기만 하기는 어려워질 것”이라며 “여당과 대통령이 먼저 나서 관용적이고 포용하는 차원에서 법안 통과에 협력 체제를 갖춰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교수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차기 대권을 노린 ‘선명성 경쟁’이 과열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현재는 선거를 통해 일단 3당 체제라는 하드웨어가 갖춰진 것일 뿐 정당 운영이 민주적으로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임현우/은정진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