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도 안 물러서는 강봉균 김종인, 또 경제철학 '설전'
강봉균 "김종인, 세계경제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양반"
김종인 "강봉균, 새누리 정강정책에도 있는 경제민주화 이해 못해"
더민주, '독설 논란' 주진형 브리핑 오늘 이후 제한 조치

여야는 1일 양적완화와 경제민주화 등 이번 총선 과정에서 주요 어젠다로 부상한 경제 화두를 놓고 또다시 날선 설전을 이어갔다.

여야 총선 지도부가 반박과 재반박으로 맞서는 가운데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속출하는 등 한창 달아오르는 선거 국면에서 경제정당 이미지 선점을 놓고 화력을 집중하는 양상이다.

새누리당 강봉균 공동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를 향해 "진짜로 세계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양반"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강 위원장은 "세계 금융위기가 터지고 미국을 필두로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금리도 낮추면서 양적완화를 했다"면서 "심지어 우리보다 덜 선진국인 중국까지도 양적완화를 한다는데 우리는 그것을 하지 않겠다면 되겠느냐"며 거듭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자신이 경제민주화를 '포퓰리즘'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밝힌 것에 대해 김종인 대표가 전날 "헌법도 안 읽어본 사람인 것 같다"며 비난한 것에 대해서도 "본말을 전도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강 위원장은 "헌법 119조는 2항만 있는 게 아니고 1항이 있다"며 "이는 대한민국 경제의 질서는 기업과 개인의 자유와 창의를 살리는 것에 기초, 원칙을 둔다는 시장경제 얘기"라고 말했다.

김종인 대표가 경제민주화의 근거로 든 헌법 119조2항은 시장경제 원칙을 명시한 1항에 대한 '보완책'일뿐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그는 "한쪽을 묶어놓고 하는 건 조화가 아니다"라며 "그런데 그 양반(김종인 대표 )은 대기업은 묶어 놓는 규제를 해야 중소기업이 잘된다 이러니까"라면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무성 대표도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포퓰리즘 정책을 내놓으며 조세부담률을 2~3%만 늘리면 감당할 수 있다고, 김종인 대표가 국민을 현혹한다"며 "국민으로 하여금 세금을 더 내게 하고 등골을 휘게 하는 행위가 절대 용납돼선 안 된다"라며 지원사격했다.

그러나 김종인 대표는 이날 전북 익산에서 열린 한병도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경제민주화의 참뜻을 잘 이해를 못 하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대기업을 규제하는 게 경제민주화가 아니다'라는 건 내가 옛날부터 하던 소리"라면서 "경제민주화는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고 모든 경제주체가 경제성장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자는 것이지 대기업을 규제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강 위원장은) 경제민주화가 폐기된 용어처럼 이야기하는데 그건 헌법에도 명시돼 있고 새누리당 정강정책에도 그대로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전북 완주·무주·진안·장수에 출마한 안호영 후보 지원유세에서도 "정부가 시행하려는 양적완화는 누구에게 도움되는지 아느냐. 돈 있는 사람들 부자 만드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돈 있는 사람들이) 싼 금리라고 실질적인 실물경제 투자하는 게 아니고 증권과 부동산에 투자하고 자기 재산 증식에 여념이 없게 된다"며 "일부 계층은 즐거울지 모르지만 많은 계층은 그 속에서 신음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더민주는 강 위원장을 '집에 앉은 노인', '완전 허수아비'라고 비난했다가 설화를 빚은 주진형 당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에 대한 조치로 이날까지만 브리핑하도록 하고 앞으로는 최운열 국민경제상황실장에게 넘기도록 했다.

주 부실장은 그러나 이날 브리핑에서 "강 위원장은 3년 전 '증세 없는 복지는 말도 안된다'라고 했다"면서 "새누리당은 같은 얘기를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하니까 당의 정체성을 해친다고 쫓아내면서 같은 얘기를 한 분은 선대위원장으로 모셨다"며 비판을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다.

이어 "당신 입으로도 '20일만 있다가 집으로 가겠다'고 한 분의 정책 아이디어를 정당의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고 무책임한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정책은 공약이라 말할 수 없고 그 내용 자체가 불성실하고 실행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배승희 중앙선대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주 부실장에 대해 "어르신을 폄하하는 더민주의 본색이 드러난 사건"이라며 "직접 사과하고, 사과할 용기도 없다면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