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방문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 전용기 트랩을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방문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 전용기 트랩을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한미일→한일→한중順으로 3시간 연쇄회담…대북압박 외교
미일ㆍ미중도 회담…핵안보정상회의 무대로 동북아 정상외교 대회전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중국, 일본과 연쇄 양자 및 3자 회담을 하고 북한의 핵 포기를 끌어내기 위한 대북 압박 외교를 가속화한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이후 한반도문제 핵심 관련국과 3시간 가량 북핵대응 외교전에 나서는 것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릴레이 회담에서 북한의 핵포기 등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대북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와 국제사회가 긴밀하게 공조해 지속적으로 압박한다면 북한도 핵을 포기하고 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 변화를 이끌어내야만 궁극적으로 제대로 된 평화를 이룰 수 있다"며 대북압박 외교에 강조점을 찍었다.

박 대통령은 우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의 충실한 이행 등을 통해 대북 압박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전략적 계산을 바꾸기 위한 공조 방안을 집중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이 핵무기 배치 및 핵 선제 타격 등 대남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한미 정상은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비한 한미 연합 방위 태세를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함께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하고, 대북압박 공조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일 정상은 국제사회의 철저한 안보리 결의 이행을 독려하는 한편 각국의 독자 제재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3국 정상회의에서 북한이 변화를 거부하는 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과 한미일 3국 공조를 토대로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의 직후에 아베 총리와 별도로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하고 북핵·북한 문제에 대한 공조를 재확인할 방침이다.

이처럼 박 대통령은 한미, 한미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대북압박 3국 공조를 다져놓은 뒤 북핵 제재의 열쇠를 쥔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양자 회담을 한다.

박 대통령은 한중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 확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양국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이 다시 도발하면 감내하기 힘든 단호한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는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앞으로도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 줄 걸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은 한반도 안정을 이유로 북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논의도 중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 주석이 평화협정 논의 문제나 미국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를 어느 정도 수위로 거론할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북핵 외교전과 별개로 한일 정상회담이 지난해 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이후 처음 열린다는 점도 관심을 받는 부분이다.

회담에서 한일 정상은 일본군 위안부 합의의 온전한 이행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박 대통령이 미국·중국·일본 정상과의 릴레이 회담을 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미국과 일본도 31일 정상회담을 한다.

이는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에 핵심 당사국인 한·미·중·일 4개국이 연쇄적으로 만난다는 의미로 이날 접촉을 통해 이들 국가의 향후 북핵·북한 문제 대응 방향이 보다 분명하게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연합뉴스) 정윤섭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